김정일 지난해 8월 ‘건강이상설’ 이후 동영상 첫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8일 02시 58분


8월 7일 - 두손 휘둘러가며 활기차게 대화
11월 24일 - 걷는 모습없이 왼손은 주머니에
12월 18일 - 손 높이올려 박수… 회복세 뚜렷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뇌혈관계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활동을 재개한 이후의 공개 활동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7일 공개됐다. 건강 이상설이 나오기 전인 8월 중순 이전의 동영상과 비교할 때 왼팔 거동 이상 등 후유증을 겪고 있음이 확연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오후 6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인민경제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주체 97·8-12)’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동영상으로 녹화해 한꺼번에 수개월 치를 방영해 왔다. 이날 방송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의 활동상인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 따르면 8월 중순 이전 김 위원장이 건강할 당시에는 활발하게 걷고 대화할 때 양팔을 크게 움직이며 사용한 것과 달리 10월 이후의 화면에서는 걷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팔도 주로 오른팔만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지난해 8월 7일 함남 함주돼지공장과 함주평풍덕염소목장을 현지 지도할 당시 김 위원장은 활발히 걸었으며 대화할 때도 양손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11월 24일 평북 신의주 낙원기계연합기업소와 신의주화장품공장 비누직장 현지지도 때는 왼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움직이지 않는 장면이 공개됐다. 방송은 걷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12월 11일 사리원의 닭공장과 민속거리 등을 둘러볼 때는 두 손을 맞잡거나 왼팔을 가슴까지 들어올렸고, 12월 18일과 19일 자강도 기계공장을 현지 지도하고 공연을 관람할 때는 두 손을 얼굴까지 올려 박수를 치는 등 왼팔의 기능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한편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7시 반부터 ‘김정일, 광명성 2호 발사 과정 관찰’ 프로그램을 통해 로켓이 발사돼 날아가는 5초 분량의 동영상을 내보냈다. 이는 5일 로켓 발사 후 이틀 만으로 1998년 ‘인공위성 광명성 1호’ 발사 때 닷새 만에 동영상을 공개한 것보다 빠른 것이다.
북한이 6일 김 위원장의 로켓 발사 장면 시찰 기념사진을 공개하고 7일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동영상과 로켓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앞두고 김 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하는 한편 대내적 결속을 꾀하려는 선전선동술로 풀이된다. 특히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그대로 보이라는 수뇌부의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