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그런데 실제 가동체제는 비상경제정부 같지가 않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달 19일 내정됐지만 6일에야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순탄하게 진행된다 해도 내정에서 취임까지 20일 가까이 걸린다. 물러날 강만수 장관더러 행정 공백이 없도록 하라고 닦달해봐야 중요한 결정을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민주당은 ‘강만수 퇴진’을 입버릇처럼 외쳤지만 후임자가 하루라도 빨리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경제 실물지표들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유동성 22조 원이 풀렸지만 기업의 ‘돈맥경화’는 만성화하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에 마이너스 일자리로 졸업시즌인 이달 말 청년실업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기업구조조정, 달러 유동성 문제 재발 우려 같은 발등의 불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비상경제정부의 장관 교체가 국회 일정만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선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탈세 의혹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6일 만에 의회 청문회를 끝내고 경기부양책을 지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TV토론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월드뱅크)은 내년 들어 한국이 가장 먼저 4.2% 이상으로 가장 높게 경제가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등 4개 아시아 신흥공업국이 내년에 평균 4.2% 성장할 것’이라는 IMF 전망은 작년 11월에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내년 4.2% 성장을 전망한 것도 작년 11월이다. 급속한 글로벌 실물침체로 이미 무효가 된 예측들이다. IMF는 이 대통령 TV토론 하루 전에 이를 3.1%로 낮췄고 1월에 나온 다른 전망치도 일제히 악화됐다.
비상경제정부가 되려면 대통령부터 실(實)시간 정보로 무장해야 하고 ‘비상’이란 말에 걸맞은 인적 시스템이 공백 없이 작동해야 한다. 정부의 낙관이 근거 없어 보이면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더 떨어질 우려가 있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