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그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게 부끄럽다

  • 입력 2009년 1월 7일 02시 59분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그제 국회사무처가 농성 중인 민노당 관계자들을 강제 해산하려 하자 이에 항의해 두 차례나 난동을 벌였다. 그가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고, 무대도 국회가 아니었다면 당장 현행범(공무집행 방해·폭력행위)으로 체포됐을 범법이다. 그런데도 그 자신과 민노당은 당당하기만 하다. 국회사무처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정당한 법안심사 활동의 일환”이라며 일축할 정도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고, 이런 정당이 공당(公黨)이며, 이런 의원과 정당을 구성원으로 둔 국회가 대한민국 입법기관이라는 게 부끄럽다.

강 의원은 전국농민회 경남도연맹 의장으로 활동하던 2001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경남도청 순시 때 농민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오찬 자리에서 예고 없이 질문하려다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면서 유명해졌다. 17대 총선에서 민노당 비례대표로, 18대엔 지역구(경남 사천)에서 당선돼 민노당 대표까지 됐다. 그는 작년 12월 “서민경제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깡패가 되겠다”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재선 의원에다 국회 윤리특별위 위원까지 지냈으면 품위도 지키고 언행도 조심할 때가 됐건만 여전히 국회를 무슨 활극 무대처럼 여긴다.

민노당은 17대 국회 때도 5차례나 회의장을 점거했고, 18대 국회 들어서도 수차례 법사위원장실과 법사위 회의실을 점거한 적이 있다. 전체 의석의 1.5%밖에 안 되는 5석의 정당이 떼쓰기로 의정(議政)을 농단하고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추락시키고 있다. 강 의원의 추태를 보면서 국민으로서 낯 뜨겁고 외국인들이 볼까 봐 겁난다.

의사당 폭력사태에 대해 중학생까지도 “싸우려면 폭력배나 되지 뭐 하러 국회의원이 됐나”라고 개탄하고 있다. 강 의원 같은 사람에게 세비와 의정활동비를 주고, 민노당 같은 정당에 국가보조금을 주기 위해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이 불쌍하다.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 강 의원에게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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