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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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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원내대표 ‘직권상정’ 金의장에 서한
경호권 발동 통해 본회의장 탈환 기대▼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은 28일 전원 출근해 국회 대응책을 논의했다. 특히 법안들의 직권상정 및 강행 처리를 염두에 두고 이들 법안의 위헌 가능성 유무 등을 최종 점검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공식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회법이 정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국회의 질서를 회복하고 절대 다수 의원의 법안심의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절박한 상황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당내 혼란은 물론 당청 관계 악화도 불가피하다. 이 경우 이명박 정부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회를 이끄는 김형오 국회의장은 직권상정에 따른 국회 마비 등 후폭풍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지도부는 김 의장을 설득하면서 법안 처리에 대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이날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회동을 갖고 법안 처리의 정당성을 역설한 것도 이런 작업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도 민주당이 점거 중인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다면 모두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 법안 처리 때 국회의장은 안건 제목을 의장석에서 밝히고 표결 종료 후 그 결과를 의장석에서 선포해야 한다. 날치기 처리를 막기 위해 2002년 국회법이 바뀐 데 따른 것이다.
또 국회법상 일괄 상정과 일괄 통과는 금지돼 있다. 전자투표시스템 도입 이후 안건마다 표결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내부에서 표결 절차를 막을 경우 정상적인 의사진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민주당이 자발적으로 점거를 풀지 않는 한 한나라당은 물리력을 동원해 본회의장을 뚫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경호권 발동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당내에서는 야간에 민주당의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것과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을 통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방안 등이 심각히 거론되고 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민주 “결사항전 타협 없다”
‘사회개혁 법안 처리연장’ 與제안 일축
지도부-당원 1000여명 ‘배수진’ 결의▼
민주당은 28일 “한나라당이 ‘MB 악법’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나 협상도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이날쯤 정세균 대표가 막힌 정국을 풀 수 있는 ‘통 큰 제안’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그마저도 미뤘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휴대전화 도청법과 방송 장악법, 재벌 은행법 등 ‘MB표 반민주·친재벌 악법’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며 “결사항전해 기필코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사회개혁 법안의 처리 시한을 연장하겠다’며 대화를 제안한 데 대해 “‘MB 악법’ 철회가 모든 것의 전제조건”이라며 거부했다.
민주당은 ‘중점 법안을 단계별로 처리하자’는 자유선진당의 2차 중재안도 “검토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정 대표 등 지도부와 당원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결의대회를 갖는 등 ‘무퇴(無退)’를 다짐했다. 지방에서 온 당원들은 당분간 국회 인근에 머물며 시민사회단체의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등 외곽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초강수를 고집하는 것은 ‘여론이 민주당 편에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언론노조와 일부 방송사의 파업이 민주당의 강공 드라이브에 명분을 주고 있다는 것이 지도부의 판단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시민사회세력과 전통적인 지지층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고 당도 하나로 똘똘 뭉치고 있다”며 “대여 투쟁의 3박자가 이렇게 맞아떨어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기 위한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해 한나라당 의원과 국회 경위들이 본회의장에 진입할 경우에 대비해 본회의장 ‘경비’를 한층 강화했다. 또 의원 2, 3명이 야간 경비조를 짜 불침번을 서며 본회의장 주변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경위들이 본회의장에 진입해 끌어내기를 시도할 경우 의원들끼리 팔을 걸고 서로의 몸을 벨트로 묶어 저항할 방침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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