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정책 北주민 고통만 연장시켜”

  • 입력 2008년 12월 2일 02시 53분


“김정일은 DJ 햇볕 즐기며 일광욕”

탈북시인 장진성씨 李대통령-DJ에 편지

굶주린 딸을 북한 돈 100원에 팔고 죽어간 한 어머니의 사연을 시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에 담아 북한의 참상을 알린 탈북시인 장진성(필명) 씨가 1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지난달 2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려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탈북자의 한 사람으로 화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펜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편지에서 지난 10년간 대북 ‘햇볕정책’을 격한 어조로 비난했다.

“과거 십 년 동안의 포용정책은 분열의 정책, 북한 주민의 고통을 연장시킨 반민족적, 반북(反北)정책이었습니다. 김정일 독재에만 햇볕이었던 포용정책에는 북핵 저지, 인권 해방, 개혁 개방은 전혀 없고 오로지 남북 두 정권의 이해타산만 있었습니다.”

그는 또 “오늘의 비핵·개방 3000구상에는 김정일 정권과 핵무기가 부서지는 소리가 있고, 북한 주민들이 웃는 얼굴로 맡는 쌀밥 냄새가 있다”면서 상생·공영이라는 새 정부 대북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에게도 편지를 썼다. 그는 “총 한방 쏘지 않고 적군이 아니라 아군 300만 명을 굶겨 죽인 ‘희세의 장군’ 김정일을 아직도 싸고도는 김대중 선생님께 드립니다”라고 편지를 시작했다.

이어 “김정일은 선생님의 햇볕에 일광욕을 즐기며 와인을 마셨지만 북한 주민들은 그 햇볕에 또 한번 불타 죽었어요”라고 항의했다.

장 시인은 2일 각각의 편지를 두 전현직 대통령에게 보낼 예정이다. 내용은 개인 블로그(blog.daum.net/nkfree)에서도 볼 수 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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