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이상설 이후, ‘수행원’ 미묘한 변화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2시 59분



건강이상설 이후 김정일 동정보도 7차례… ‘수행원’ 미묘한 변화

후계관련 실세 - 홍보 전문가 급부상

새 얼굴 이재일 ‘사진 정치’ 주도하는 듯

‘아들 후견인’ 이제강 - 장성택 등장 눈길

대남정책 수장인 김양건도 3차례 노출






최근 잇따라 공개 활동을 벌인 것으로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행원 집단에 미묘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건강 이상설이 나오기 이전(8월 14일)과 10월 4일 축구경기 관람 이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에 이름이 나온 수행원을 분석한 결과 당내 노장파가 사라지고 ‘사진 정치’ 및 후계 문제, 대남 및 대외 정책과 관련된 실세 측근들의 등장이 잦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 실세 3인방 주목=김 위원장이 8월 14일 군부대 방문 이후 공개 활동 보도에서 사라진 뒤 51일 만에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을 때 대북 정보 분석가들은 그의 수행원 명단을 주목했다.

이 통신은 ‘이재일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책임 간부들과 관계 부문 일꾼들’이 김 위원장과 축구 경기를 봤다고 보도했다.

이재일(73)은 당의 대내외 홍보 등을 책임지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8월 14일까지 한 번도 수행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인물이다.

그가 17일 보도된 김 위원장의 군인 공연 관람까지 모두 네 번이나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이 부부장은 10월 4일 이후 김 위원장의 ‘사진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이제강(78)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3회, 장성택(62) 당 중앙위 행정부장이 2회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제강 부부장은 8월 14일까지는 단 한 차례 수행원으로 등장했으며 현재까지도 외부에 얼굴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장 부장은 최근 김 위원장의 권력을 위임받아 실질적인 통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강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차남 정철 및 정운 씨와 정치적 유대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장남 정남 씨를 후원하는 장 부장과 정적 관계인 것으로 분석된다.

▽뜨는 별 지는 별=인민군 대장인 현철해(74) 총정치국 상무부국장과 이명수(71) 국방위원회 행정국장은 7회의 공개 활동 중 6회를 수행해 건강 이상설 전과 다름없이 수행 기록 수위를 지켰다. 군 요직인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인 김명국(68) 대장도 4회 수행했다.

한편 대남 정책의 수장인 김양건(70) 당 통일전선부장이 3회 등장했으며 17일 보도된 김 위원장의 공연 관람에는 외교 분야의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도 등장했다.

두 사람은 최근 북한의 대남 공세와 북-미 핵 협상을 주도하는 실세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비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돌기 전 각각 22회와 3회 수행했던 김기남(82), 최태복(78) 당 중앙위 비서는 각각 1회만 이름이 나왔다. 10회 수행 기록을 갖고 있는 박남기(74) 당 중앙위 부장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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