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잉사, 한국 무기판매액 6년새 10조원

  • 입력 2008년 5월 17일 02시 58분


自主외치던 前정권 정책 힘입어 ‘대박’

전작권 전환 → 美방산업계 최대 호기 ‘역설적 상황’

5세대 전투기 사업은 록히드마틴社의 F-35 유력

‘對韓 군사판매 지위’ 격상 앞두고 군수메이저 눈독




미국 정부와 의회가 최근 한국의 대외군사판매(FMS) 프로그램 지위 격상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미 방위산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6년간 국방부가 추진한 수조 원대의 각종 대형 무기 도입 사업을 휩쓴 주인공은 미국 보잉사.

보잉은 지난달 말 한국 공군에 F-15K 전투기 21대를 판매하는 2차 차세대전투기(FX) 사업(약 2조3000억 원)을 따냄으로써 2002년부터 지금까지 총 10조 원에 이르는 판매액을 기록했다. 이 금액은 올해 국방예산(약 26조6000억 원)의 약 38%에 해당한다.

보잉은 2002년 당시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도입사업인 5조4000억 원 규모의 1차 FX 사업에 이어 2006년에는 1조5000억 원 규모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사업을 따낸 바 있다.

또 2006년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군 당국은 북핵 대비전력 확보를 위해 통합정밀직격탄(JDAM)과 장거리공대지유도탄(SLAM-ER) 등 수천억 원대의 정밀유도무기 도입 계약을 보잉사와 체결했다.

군 안팎에선 보잉이 한국에서 막대한 무기 판매 실적을 올린 주된 이유로 좌파정권에서 추진된 자주 편향의 안보정책을 꼽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가 반미 분위기를 등에 업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강행하면서 한미동맹은 금이 갔지만 국방개혁과 대북 억지력 확보를 위해 고가의 미제 첨단장비들이 잇따라 도입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

군 관계자는 “전시작전권 전환은 한미 간 정치 외교적 갈등을 초래했지만 미 방산업계엔 최대 호기였다”며 “2012년 전시작전권을 전환한 뒤에도 한국 시장은 미 방위산업계의 핵심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내에선 미 록히드마틴사가 보잉의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가 내년부터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 도입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인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인 F-35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 개발이 끝나는 F-35는 현존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와 대등한 스텔스 성능을 보유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군 당국이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기 공군참모총장도 차장 시절인 2006년 1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F-35를 차기 전투기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 당국은 수조 원을 들여 최대 60대의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록히드마틴은 한국 언론 등을 상대로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스웨덴과 프랑스 등 유럽업체들도 도전장을 내겠지만 대부분 4.5세대 전투기”라며 “한국의 FMS 지위가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회원국 수준으로 격상되면 미 업체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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