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서울 - 평양 연락사무소 제안”

  • 입력 2008년 4월 19일 02시 58분


李대통령, 상시채널 첫 제의… “金위원장은 대화 상대”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한국에 돌아가면 북측에 ‘서울과 평양에 상주 연락사무소(liaison office)를 설치해 남북의 상시적인 대화채널을 구축하자’고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블레어하우스에서 가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구체적 인 것은 남북 양측이 협의할 사안이지만 사무소장은 남북한 최고지도자를 대면할 수 있는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990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 이후 6차례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를 북측에 제의한 적이 있지만 대통령이 직접 공개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날 상주 연락사무소 제안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에 공식적인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연락사무소 제안의 목적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남북대화 채널을 열어 남북관계를 토론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남북대화와 북핵 해결 노력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과 관련해 “북한이 (최근 싱가포르 북-미 접촉에서) 두 가지 의혹에 대해 간접적으로 인정(admit)한 것으로 본다”며 “북한의 특수성으로 봐 그 정도가 되면 시인한 것으로 보고 다음 단계(북핵 폐기 단계를 뜻함)로 넘어가는 것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8일 블레어 하우스에서 열린 ‘한반도 문제 전문가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대화를 해야 할 상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한과 북한은 실질적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과거와 같은 전략적 접근이 아니라 남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실하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다”면서 “시간이 걸리고 어렵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대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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