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10년 묵은 때 씻어내야” 민주 “정부 여당 3개월 평가”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 각당 마지막 호소

자유선진 “교섭단체 이뤄 여당 견제할것”

민주노동 “정치중심 잡을 균형 20석 필요”

친박연대 “박근혜 지켜 정권성공에 기여”

창조한국 “대운하 문제 국민관심 끌어내”

진보신당 “한표로 30표 넘는 힘 만들것”




18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대선 후 4개월 만에 치러져 당 공천 심사가 늦어진 데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모두 공천과정에서 잡음과 갈등이 심해 선거 보름 전에야 공천이 끝났다.

공천이 늦어져 선거법 위반, 흑색선전, 금품살포 등은 예전 총선보다 줄었지만 유권자들이 후보와 정당에 대해 검증할 시간도 그만큼 적었다.

이번 총선은 대형 이슈 없이 ‘정국운영 안정론’과 ‘거대여당 견제론’의 대립 속에서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 17개의 정당이 참여해 선거 사상 최다 정당 참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당 공천 진통 극심=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외부 공심위원을 영입하며 ‘개혁 공천’을 표방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진통과 후유증이 심했다. 17대 총선 때 ‘상향식 공천’으로 평가받았던 당내 경선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당 대선후보 경선 때 불거진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계파 갈등이 고스란히 당 공천으로 이어졌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현역 의원 중 상당수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친박연대’라는 당도 급조됐다.

박 전 대표도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당 지원유세를 일절 거절했고 그 여파로 강재섭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불출마 여부를 두고 당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당은 공천 초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비리 전력자 배제 원칙을 내세우며 중량급 정치인 11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이들 중 상당수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민주당은 공천심사 초반 ‘개혁공천’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지만 실제 공천 결과 현역 의원이 대부분 다시 공천을 받아 ’용두사미‘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진보진영은 대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이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나뉘었고,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도 창당됐다.

▽대형 이슈 없어=이번 총선에서는 선거 판세를 뒤흔들 대형 이슈가 없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정국운영 안정론’과 야당이 주장하는 ‘거대 여당 견제론’ 구도가 막판까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야권에서 대운하 반대로 각을 세웠지만 아직 정책이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실패로 단정하기는 한계가 있었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위협 발언도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그나마 서울 동작을에 정동영(민주당) 전 통일부 장관과 정몽준(한나라당) 의원, 종로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진 한나라당 의원, 은평을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등 각 당의 지도부끼리 붙는 ‘빅 매치’ 지역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대형 이슈가 없는 탓에 역대 총선에 비해 막판까지 부동층이 많고, 선거 열풍이 살아나지 않아 투표율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형 이슈의 부재와 늦은 공천 탓에 정치 신인들이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과의 싸움에서 고전하는 지역이 많았다.

▽접전 지역 많아=이번 총선에서는 역대 어느 총선보다 선거 막판까지 우열을 점칠 수 없는 접전지역이 많았다. 선거 일주일 전 본보-MBC 공동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지역이 74곳에 이를 정도였다.

수도권에서는 큰 이슈가 없어 한나라당의 당세와 민주당의 현역 의원 프리미엄이 맞붙어 접전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는 당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접전이 많아졌다.

접전지역의 향배에 따라 1987년 민주화 이후 17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여대야소가 가능해질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한나라당 김택기 후보가 돈다발을 뿌려 구속되는 등 선거막판에 금품살포, 흑색선전의 잡음이 불거졌다. 그러나 선거사범 수는 17대 총선 때 1748명에 비해 이번 18대에서는 6일까지 641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