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퇴임 D-3…盧귀향 환영행사 국밥 1만명분 준비

  • 입력 2008년 2월 22일 02시 56분


22, 23일 李당선인 이삿짐 옮기게 靑밖서 지내

24일 前-現장차관 230명과 靑서 고별만찬

25일 취임식 참석뒤 KTX이용 봉하마을로

임기가 사흘 남은 노무현 대통령(얼굴)은 퇴임까지 어떻게 지낼까. 노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관저를 새로 도배하고 이삿짐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22, 23일 이틀 밤은 청와대를 비우고 외부에 머물 계획이다. 이 당선인 측의 요청이 아니라 노 대통령이 원한 것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로 돌아가 청와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이날 저녁에는 매주 국무회의를 열었던 본관 세종실에서 30여 분간 국무위원 간담회를 갖고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 230여 명과 송별 만찬을 한다.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공식 행사다. 노 대통령이 19일 현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 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간담회와 송별 만찬 중 고별사에서는 재임 5년에 대한 소회,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아침엔 대통령비서실, 경호실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청와대를 떠나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장인 국회로 이동한다. 취임식이 끝나면 곧바로 서울역으로 이동해 KTX 특별열차를 타고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향한다.

서울역에서는 재경 부산상고 동문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 노 대통령이 방문한 적이 있는 중국 동포교회 교인 등이 노 대통령을 환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에는 전·현직 장관 등 150여 명이 동승하며, 점심은 열차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노 대통령은 밀양역에서 내려 밀양시가 주최하는 환영식에서 간단한 인사말을 한 뒤 차편으로 봉하마을로 이동한다. 봉하마을 입구에선 ‘노무현 대통령 귀향 환영추진위’가 주최하는 1시간가량의 환영행사가 진행된다. 추진위는 이날 1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해 논바닥에 식당 4곳을 설치하고 39개의 대형 텐트, 3000개의 의자, 국밥 1만 명분을 준비해 방문객을 대접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간단한 인사말로 ‘전입신고’를 한 뒤 사저로 이동해 퇴임 후 고향에서 생활하는 첫 대통령으로서의 새 생활을 시작한다.

한편 지난 5년간 노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하는 창구였던 청와대 홈페이지 내의 ‘청와대브리핑’도 24일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그 대신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던 1999년 개설했다가 5년 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폐쇄했던 개인 홈페이지(www.knowhow.or.kr)를 ‘사람 사는 세상’으로 이름을 바꿔 다시 열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선 대통령홍보수석은 “대통령을 지지하고 도와줬던 분들, 퇴임 후 대통령의 생각과 활동에 관심을 가진 분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이라며 “대통령의 향후 일정과 소식을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온라인 정치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 방향을 놓고 참모들 사이에는 재단이나 연구소 설립, 출판 활동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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