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원장 잇단 기행으로 구설수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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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때 언론에 노출… 업적 과시

정상회담땐 김정일에 깍듯이 허리숙여

김만복(62) 국가정보원장은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작년 8∼9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 때 비밀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수장이면서도 언론에 자신의 모습을 지나치게 노출하는 등 업적 과시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원장은 지난해 8월 31일 피랍자들이 묵고 있던 카불의 호텔에 나타나 피랍자와 가족 간의 통화를 주선하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해 다음 날 두바이의 호텔에서는 인터뷰까지 하며 스스로 현지 책임자였음을 밝혔다. 이를 두고 ‘국정원장이 현지에서 직접 테러단체와 협상하는 것 자체가 국가기밀인데 이를 누설한 것은 국정원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귀국길에는 기자들을 여객기 1등석으로 불러 자신의 업적을 자랑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김 원장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변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국정원 간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출국했다’는 식의 낯 뜨거운 문구가 들어 있어 비웃음을 샀다.

작년 10월 남북 정상회담 때는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하면서 허리를 유난히 많이 굽혀 꼿꼿하게 선 채 악수를 했던 김장수 국방장관과 대비됐다.

총선 출마를 의식한 듯한 행태로도 말이 많았다. 2006년 11월 원장 취임 이후 고향인 부산 기장군 주민에게 국정원 견학을 시켜 주고, 지역 행사에는 국정원장 명의의 화환을 보냈으며 자신이 회장인 기장중학교 총동창회 홈페이지에는 휴대전화 번호까지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김 원장이 결국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자 2006년 10월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퇴임하면서 이례적으로 후임자에 대해 거듭 걱정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국정원 내부 인사인 김만복 차장을 비롯해 3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는데 김승규 전 원장은 “국정원 개혁을 위해 내부 인사는 안 된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혔다. 국정원 내부에서는 “김승규 원장이 김만복 차장의 인물 됨됨이를 정확히 판단하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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