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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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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캠프에서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이날 오전 임태희 대선 후보 비서실장에게 ‘박 전 대표가 이번 주 초 또는 이번 주 중에 적절한 시기와 방법으로 생각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 전 대표 경선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지낸 김무성 최고위원은 11일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내일(12일) 외부 일정을 위해 자택을 나서면서 언론에 자신의 견해를 짧게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의 제안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반응을 할 것이다”라면서도 “박 전 대표가 어떤 생각을 밝힐 것인지 내용은 알 수 없다”고 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한두 문장의 함축적인 말로 뜻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백의종군 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원론적인 말과 함께 ‘한나라당 중심의 정권 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창 전 총재와의 연대 가능성은 일축할 수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이 전 총재와의 연대 관련 보도에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선 패배 이후 당을 위해 뛰겠다고 했는데 왜 자꾸 이 전 총재와의 연대를 들먹이느냐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측근 의원들은 11일 중에는 이 후보의 제안에 대해 함구했다. 오전부터 서로 통화하면서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발언하기 전에 누군가가 말을 하면 박 전 대표 견해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측근은 이날 박 전 대표 자택을 방문하려고 했지만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유 의원에게 “나 대신 (12일 열리는) 대구경북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내일 발언에 중대한 의미가 담기지 않는다면 함구령이 내려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원론적인 견해만 밝힌 채 이 후보의 제안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집 앞에서 이 후보 지지자들이 지지 촉구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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