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원로들 “鄭, 김경준에 너무 기대하는 것 아닌가”

  • 입력 2007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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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린 재야 원로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열린 재야 원로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위기냐 기회냐의 기로에 처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가 9일 1970,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재야 원로들에게 머리를 깊이 숙였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 30여 명의 재야원로와 오찬을 함께하면서 “저는 많이 부족하고 내세울 것도 없다. 바윗덩어리 같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말씀 잘 듣겠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을 주로 했지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고 신동엽 시인의 부인인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은 “언론에서 범여권이 너무 BBK-김경준에 (전세가 반전되길) 기대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이에 공감한다. 대결단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인 관장은 “뒤늦은 감도 있지만 국민 가슴에 와 닿는 생생한 구호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 후보의 구호가 추상적이고 이념적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촬영 : 김동주 기자

이창복 전 의원은 “걱정스러운 것은 의원 140명이 더 열심히 해주시면 (지역) 활동가들이 힘을 보태 더 큰 힘이 생길 것”이라며 “물러설 수 없는 길에 섰다. 의원들이 분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원로 목사는 “수구보수 세력의 공격에 맞서는 대응 논리가 빈약한 것이 아쉽다. 저들은 ‘잃어버린 10년’ ‘좌파정권’이라고 공격하는데 너무 수세적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날 동행한 김근태 의원은 “돌아온 탕자의 심정으로 어르신을 뵙는다. 부족하고 잘못한 것이 많아 국민의 마음이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영달 의원도 “면목 없고 송구스럽다”고 했다.

정 후보는 “지난 10년 집권이 어떻게 이룬 승리였는지 청와대와 당이 종종 망각한 것을 반성한다”며 “반드시 더 큰 통합을 만들어 내겠다”고 답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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