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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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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2월 19일은 남편 생일이자 결혼기념일
“해마다 나이 수만큼 장미꽃 선물 받았어요”
“맨손으로 장어 잡아” “첫날밤이요? 그냥 잤어요”
낙천-활달한 성격에 탁월한 유머감각 화제 뿌려
“대통령은 제가 나가라, 나가지 마라 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남편이) 출마하겠다고 했을 때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였어요. 저는 돕는 배필이니 최선을 다해 도와야지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부인인 김윤옥(60) 씨는 최근 한 행사 자리에서 남편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고 한다. 그는 늘 “부부는 일심동체이고 서로 돕는 관계”라고 말한다.
‘맨손으로 장어를 잡아 요리한 덕에 남편 건강이 좋아졌다’ ‘첫날밤? 그냥 손만 잡고 잤다’ 등의 재치 있는 언사로 이 후보의 개인적인 면모를 유권자에게 알리는 역할도 맡고 있다.
평생 전업주부로 살았지만 워낙 활달하고 소탈한 성격 덕에 사람들 앞에 나서고 알리는 ‘임무’를 부담 없이 받아들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전 대표와 치열한 경선을 벌일 당시 이 후보는 “아내가 낙천적이라 그 옆에 있으면 나도 걱정이 없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활발한’ 그림자 내조
김 씨의 내조 스타일에 대해 측근들은 ‘활발한 그림자 내조’로 평한다.
경선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김 씨는 추석이 지나자마자 본격적으로 매주 한두 번 지역 현장으로 내려가 활발하게 당원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꺼린다.
한 측근은 “이 후보 부인은 정치인들이나 중앙선거대책본부 주요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꺼린다”며 “현장에서 활발하게 남편을 돕고 싶다는 게 김 씨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온 그에게 사람들 앞에 나선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임기를 마친 후 김 씨는 사람들 앞에 조금씩 나서기 시작했다. 처음엔 부끄러워서 마이크를 잡은 손의 옷소매가 떨리는 게 보일 정도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씨의 당시 기도 제목은 ‘담대하게 할 수 있도록 해 달라’였다. 그러나 워낙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금방 적응했다고 한다.
김 씨는 최근 “이 후보는 자기관리가 뛰어나기 때문에 특별히 내조할 것이 많지는 않다”며 “다만 이 일이 워낙 큰일이라 저는 건강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지원한다. 많은 분의 응원과 저희 가족의 격려와 사랑이 큰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 앳된 얼굴이 마음에 들어
이 후보가 자신의 생일에 결혼한 이유는 그래야 결혼기념일을 잊지 않기 때문이란다. 김 씨는 매년 12월마다 나이 수만큼의 장미꽃을 받아 왔다고 한다.
김 씨는 “이 후보는 해외에 가 있더라도 애들 시험 일정, 소풍 날짜, 친한 친구 이름 등을 저에게 물어봐 꼼꼼히 메모한 후 아이들에게 전화해 관심을 보여 주려 하던 아버지”라며 “아내에게는 바쁜 와중에도 매년 생일과 결혼기념일에는 장미꽃을 보내는 낭만적인 남편”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이 후보와 김 씨는 소개로 만났다. 이 후보의 야간고등학교 시절 영어 선생님이 김 씨의 오빠와 절친한 친구였던 것. 김 씨는 첫 만남에 대해 “(이 후보가) 지금도 동안인 편인데, 그때도 얼굴이 동글동글한 게 앳되어 보이면서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유머는 나의 힘
김 씨의 유머감각은 이 후보를 능가한다. 치열한 선거전에서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이 드러나면 뛰어난 유머로 좌중을 웃게 하곤 했다.
한 기자가 “남편에게 숨겨 놓은 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느냐”고 묻자 “좀 데려오세요. 여기 바쁜데 일 좀 시키게요”라고 답한 일화는 유명하다.
서울시장 퇴임 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마을로 이사 가던 날 동네 이웃과 팬클럽 회원들이 초를 들고 골목에 서 있었다.
그때 김 씨가 “못생긴 이명박 후보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모두 웃었다고 한다. 요즘은 지역 당원 교육에서 이 후보의 작은 눈을 가리켜 “남편의 눈이 특히 매력적인데 그 눈으로 세상 구석을 잘 살필 것”이라고 자랑한다.
인터넷에서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이 후보의 옛날 사진들과 ‘첫날밤’ 스토리 등을 올려 누리꾼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윤옥 씨는
생년월일: 1947년 3월 26일 / 출생지: 대구 / 학력: 수창초등-대구여중-대구여고-이화여대 보건교육과 졸업 / 경력사항: 1995년 이화여대 여성최고지도자과정 수료 / 1996년 연세대 고위여성지도자과정 수료 / 2002년 연세대 고위여성지도자과정 총 동문회 회장 / 가족: 1970년 이 후보와 결혼해 슬하에 3녀1남 / 종교: 기독교(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 권사) / 취미 특기: 요리, 조깅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4년 사랑 빼곡히 적은 일기, 감동이었죠”▼
“쑥스럽지만 이젠 의원부인들도 찾아봬야죠”
신혼때 생활비 벌며 시댁식구 4명 뒷바라지
검소 - 알뜰한 억척 생활력에 鄭후보 감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가 당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인 16일 정 후보의 부인 민혜경(51)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내 화합을 어떻게 돕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 틈틈이 의원 부인들과 연결해서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민 씨는 “선거는 물론 후보 몫이고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의원 부인들의 모임이 있으니 나가서 뵙고 말씀을 하고 그러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소리 없는 내조’에 전념
민 씨는 정 후보가 열린우리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낼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부인들의 모임인 ‘우리 가족’에서 몇 차례나 참석 요청이 왔지만 못 갈 때가 더 많았다. ‘의원 부인들의 모임인데 내 남편은 의원이 아니다’라는 ‘고지식한’ 생각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이었다.
그랬던 민 씨 역시 지금은 자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민 씨는 16일 통화에서 “제가 집안 살림만 해온 사람이고, 성격이 외향적이질 못해서 쑥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편에 대해서는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성격 자체가 원만하고, 남을 미워하는 성격이 못 된다. 모두들 당내 화합 문제를 가장 걱정하지만 좋은 분위기를 만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그동안 민 씨는 정치권에서 ‘외유내강’의 전형으로 여겨질 정도로 대외 활동을 꺼려 왔다.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힌 적이 없다.
그보다는 목이 잘 붓는 남편을 위해 버섯 달인 물을 손수 준비하거나 아침을 꼬박꼬박 챙기는 등 ‘소리 없는 내조’에 전념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남편 본인이 건강을 챙긴다. 내가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서 조언을 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본인이 밖에서도 충분히 들을 텐데 무슨 말을 나까지 하겠느냐”고 대답했다.
민 씨가 정치인의 아내로서 하는 바깥 활동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에 참석하거나 지난해 초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 당시 정 후보가 직접 가지 못하는 지역 정치행사에 얼굴을 비치는 정도.
○ “맨손으로 어떻게 장어를 잡나요”
민 씨는 “장어라면 나도 할 말이 있긴 하다”면서 “신혼 때 뜨거운 물에 장어를 넣었다가 장어가 뛰쳐나와 난리가 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민 씨는 “경선 과정에서 (정 후보 측 관계자들이 연루된 노무현 대통령 등의) 명의 도용 사건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대학 때 친구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민 씨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4년 만에 결혼에 성공한다. 교육자였던 아버지가 외동딸인 민 씨와 MBC 기자였던 정 후보의 결혼을 반대하며 했던 말은 “우리 혜경이는 약하고 곱게 자라 자네 짝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이때 정 후보는 두 사람의 사랑을 기록하는 일기장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지극 정성이었다. 민 씨가 만나 주지 않았을 때 숙명여대 기숙사에 개나리 꽃다발을 들고 가서 “민혜경 나와라”라고 소리를 쳤다고 한다.
정 후보는 예비 장인이 결혼을 허락하지 않자 MBC에 사표까지 내고 ‘설악산 납치 소동’을 벌여 결국 승낙을 받아 냈다.
‘외동딸로 곱게 자란’ 사람 같지 않게 민 씨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가난한 남편 집안의 맏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셋방에 신혼살림을 차리고 집에서 동네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생활비를 벌고 시어머니와 3명의 시동생 뒷바라지를 하는 ‘억척 생활력’을 보였다.
민 씨는 “시동생들이 결혼해 분가했을 때는 집안이 텅 빈 것 같아 울었다”고 정 후보의 자서전 ‘개나리 아저씨’에서 회고했을 정도다. 이때 보인 검소하고 알뜰한 모습에 정 후보가 크게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거의 매일 성당에 새벽 기도를 나간다. 정 후보와의 사이에는 두 아들 욱진(24) 씨와 현중(21) 씨가 있다.
::민혜경 씨는
생년월일: 1956년 7월 29일 / 출생지: 전북 부안 / 학력: 전주교대부속초등-기전여중-전주여고-숙명여대 기악과 졸업 / 경력사항: 전업 주부 / 가족: 1981년 정 후보와 결혼해 슬하에 2남 / 종교: 천주교 / 취미: 요가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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