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의 부인들]李부인 김윤옥 씨, 鄭부인 민혜경 씨

  • 입력 2007년 10월 20일 03시 00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부인 김윤옥 씨는 유머 감각이 뛰어나지만 그림자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내조를 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김 씨.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부인 김윤옥 씨는 유머 감각이 뛰어나지만 그림자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내조를 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김 씨.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부인 김윤옥 씨가 8월 손자를 안은 채 밝게 웃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부인 김윤옥 씨가 8월 손자를 안은 채 밝게 웃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의 부인 민혜경 씨가 1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통령후보 지명대회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 신원건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의 부인 민혜경 씨가 1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통령후보 지명대회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 신원건 기자
14일 경기 용인시 ‘요한의 집’을 방문해 예배실에서 기도를 올릴 당시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 부부. 동아일보 자료사진
14일 경기 용인시 ‘요한의 집’을 방문해 예배실에서 기도를 올릴 당시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 부부. 동아일보 자료사진
▼ “청년 이명박, 앳된 얼굴이 맘에 들었어요”▼

대선 12월 19일은 남편 생일이자 결혼기념일

“해마다 나이 수만큼 장미꽃 선물 받았어요”

“맨손으로 장어 잡아” “첫날밤이요? 그냥 잤어요”

낙천-활달한 성격에 탁월한 유머감각 화제 뿌려

“대통령은 제가 나가라, 나가지 마라 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남편이) 출마하겠다고 했을 때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였어요. 저는 돕는 배필이니 최선을 다해 도와야지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부인인 김윤옥(60) 씨는 최근 한 행사 자리에서 남편이 대선 출마를 결심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고 한다. 그는 늘 “부부는 일심동체이고 서로 돕는 관계”라고 말한다.

‘맨손으로 장어를 잡아 요리한 덕에 남편 건강이 좋아졌다’ ‘첫날밤? 그냥 손만 잡고 잤다’ 등의 재치 있는 언사로 이 후보의 개인적인 면모를 유권자에게 알리는 역할도 맡고 있다.

평생 전업주부로 살았지만 워낙 활달하고 소탈한 성격 덕에 사람들 앞에 나서고 알리는 ‘임무’를 부담 없이 받아들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전 대표와 치열한 경선을 벌일 당시 이 후보는 “아내가 낙천적이라 그 옆에 있으면 나도 걱정이 없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활발한’ 그림자 내조

김 씨의 내조 스타일에 대해 측근들은 ‘활발한 그림자 내조’로 평한다.

경선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김 씨는 추석이 지나자마자 본격적으로 매주 한두 번 지역 현장으로 내려가 활발하게 당원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꺼린다.

한 측근은 “이 후보 부인은 정치인들이나 중앙선거대책본부 주요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꺼린다”며 “현장에서 활발하게 남편을 돕고 싶다는 게 김 씨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온 그에게 사람들 앞에 나선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임기를 마친 후 김 씨는 사람들 앞에 조금씩 나서기 시작했다. 처음엔 부끄러워서 마이크를 잡은 손의 옷소매가 떨리는 게 보일 정도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씨의 당시 기도 제목은 ‘담대하게 할 수 있도록 해 달라’였다. 그러나 워낙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금방 적응했다고 한다.

김 씨는 최근 “이 후보는 자기관리가 뛰어나기 때문에 특별히 내조할 것이 많지는 않다”며 “다만 이 일이 워낙 큰일이라 저는 건강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지원한다. 많은 분의 응원과 저희 가족의 격려와 사랑이 큰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 앳된 얼굴이 마음에 들어

이 후보 부부에게 12월 19일은 특별한 날이다. 이 날은 이 후보의 생일이자,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다. 이제 대통령 선거일의 의미까지 겹쳤다.

이 후보가 자신의 생일에 결혼한 이유는 그래야 결혼기념일을 잊지 않기 때문이란다. 김 씨는 매년 12월마다 나이 수만큼의 장미꽃을 받아 왔다고 한다.

김 씨는 “이 후보는 해외에 가 있더라도 애들 시험 일정, 소풍 날짜, 친한 친구 이름 등을 저에게 물어봐 꼼꼼히 메모한 후 아이들에게 전화해 관심을 보여 주려 하던 아버지”라며 “아내에게는 바쁜 와중에도 매년 생일과 결혼기념일에는 장미꽃을 보내는 낭만적인 남편”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이 후보와 김 씨는 소개로 만났다. 이 후보의 야간고등학교 시절 영어 선생님이 김 씨의 오빠와 절친한 친구였던 것. 김 씨는 첫 만남에 대해 “(이 후보가) 지금도 동안인 편인데, 그때도 얼굴이 동글동글한 게 앳되어 보이면서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유머는 나의 힘

김 씨의 유머감각은 이 후보를 능가한다. 치열한 선거전에서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이 드러나면 뛰어난 유머로 좌중을 웃게 하곤 했다.

한 기자가 “남편에게 숨겨 놓은 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느냐”고 묻자 “좀 데려오세요. 여기 바쁜데 일 좀 시키게요”라고 답한 일화는 유명하다.

서울시장 퇴임 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마을로 이사 가던 날 동네 이웃과 팬클럽 회원들이 초를 들고 골목에 서 있었다.

그때 김 씨가 “못생긴 이명박 후보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모두 웃었다고 한다. 요즘은 지역 당원 교육에서 이 후보의 작은 눈을 가리켜 “남편의 눈이 특히 매력적인데 그 눈으로 세상 구석을 잘 살필 것”이라고 자랑한다.

인터넷에서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이 후보의 옛날 사진들과 ‘첫날밤’ 스토리 등을 올려 누리꾼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윤옥 씨는

생년월일: 1947년 3월 26일 / 출생지: 대구 / 학력: 수창초등-대구여중-대구여고-이화여대 보건교육과 졸업 / 경력사항: 1995년 이화여대 여성최고지도자과정 수료 / 1996년 연세대 고위여성지도자과정 수료 / 2002년 연세대 고위여성지도자과정 총 동문회 회장 / 가족: 1970년 이 후보와 결혼해 슬하에 3녀1남 / 종교: 기독교(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 권사) / 취미 특기: 요리, 조깅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4년 사랑 빼곡히 적은 일기, 감동이었죠”▼

b>지금껏 대외활동보다 ‘소리없는 내조’ 전념

“쑥스럽지만 이젠 의원부인들도 찾아봬야죠”

신혼때 생활비 벌며 시댁식구 4명 뒷바라지

검소 - 알뜰한 억척 생활력에 鄭후보 감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가 당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인 16일 정 후보의 부인 민혜경(51)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내 화합을 어떻게 돕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 틈틈이 의원 부인들과 연결해서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민 씨는 “선거는 물론 후보 몫이고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의원 부인들의 모임이 있으니 나가서 뵙고 말씀을 하고 그러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소리 없는 내조’에 전념

민 씨는 정 후보가 열린우리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낼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부인들의 모임인 ‘우리 가족’에서 몇 차례나 참석 요청이 왔지만 못 갈 때가 더 많았다. ‘의원 부인들의 모임인데 내 남편은 의원이 아니다’라는 ‘고지식한’ 생각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남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이었다.

그랬던 민 씨 역시 지금은 자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민 씨는 16일 통화에서 “제가 집안 살림만 해온 사람이고, 성격이 외향적이질 못해서 쑥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편에 대해서는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성격 자체가 원만하고, 남을 미워하는 성격이 못 된다. 모두들 당내 화합 문제를 가장 걱정하지만 좋은 분위기를 만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그동안 민 씨는 정치권에서 ‘외유내강’의 전형으로 여겨질 정도로 대외 활동을 꺼려 왔다.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힌 적이 없다.

그보다는 목이 잘 붓는 남편을 위해 버섯 달인 물을 손수 준비하거나 아침을 꼬박꼬박 챙기는 등 ‘소리 없는 내조’에 전념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남편 본인이 건강을 챙긴다. 내가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서 조언을 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본인이 밖에서도 충분히 들을 텐데 무슨 말을 나까지 하겠느냐”고 대답했다.

민 씨가 정치인의 아내로서 하는 바깥 활동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성당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에 참석하거나 지난해 초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 당시 정 후보가 직접 가지 못하는 지역 정치행사에 얼굴을 비치는 정도.

○ “맨손으로 어떻게 장어를 잡나요”

기자가 민 씨에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인 김윤옥 씨는 간염에 걸린 남편을 위해 맨손으로 한탄강에서 장어를 잡았다고 한다”고 떠보자 민 씨는 웃으며 “맨손으로 어떻게 장어를 잡느냐”고 반응했다.

민 씨는 “장어라면 나도 할 말이 있긴 하다”면서 “신혼 때 뜨거운 물에 장어를 넣었다가 장어가 뛰쳐나와 난리가 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민 씨는 “경선 과정에서 (정 후보 측 관계자들이 연루된 노무현 대통령 등의) 명의 도용 사건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대학 때 친구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민 씨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4년 만에 결혼에 성공한다. 교육자였던 아버지가 외동딸인 민 씨와 MBC 기자였던 정 후보의 결혼을 반대하며 했던 말은 “우리 혜경이는 약하고 곱게 자라 자네 짝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이때 정 후보는 두 사람의 사랑을 기록하는 일기장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지극 정성이었다. 민 씨가 만나 주지 않았을 때 숙명여대 기숙사에 개나리 꽃다발을 들고 가서 “민혜경 나와라”라고 소리를 쳤다고 한다.

정 후보는 예비 장인이 결혼을 허락하지 않자 MBC에 사표까지 내고 ‘설악산 납치 소동’을 벌여 결국 승낙을 받아 냈다.

‘외동딸로 곱게 자란’ 사람 같지 않게 민 씨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가난한 남편 집안의 맏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셋방에 신혼살림을 차리고 집에서 동네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생활비를 벌고 시어머니와 3명의 시동생 뒷바라지를 하는 ‘억척 생활력’을 보였다.

민 씨는 “시동생들이 결혼해 분가했을 때는 집안이 텅 빈 것 같아 울었다”고 정 후보의 자서전 ‘개나리 아저씨’에서 회고했을 정도다. 이때 보인 검소하고 알뜰한 모습에 정 후보가 크게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거의 매일 성당에 새벽 기도를 나간다. 정 후보와의 사이에는 두 아들 욱진(24) 씨와 현중(21) 씨가 있다.

::민혜경 씨는

생년월일: 1956년 7월 29일 / 출생지: 전북 부안 / 학력: 전주교대부속초등-기전여중-전주여고-숙명여대 기악과 졸업 / 경력사항: 전업 주부 / 가족: 1981년 정 후보와 결혼해 슬하에 2남 / 종교: 천주교 / 취미: 요가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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