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 털기’ 누가 먼저 손 내밀까

  • 입력 2007년 9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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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오후 3시 경선 후 처음으로 만난다. 강재섭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가 이번 주 금요일에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국회 밖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촬영:김동주기자

이 후보는 회동 일정이 공개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할지는) 만나봐야 알겠지만 박 전 대표도 정권교체라는 목적이 (나와) 똑같은 만큼 서로 만나면 한마음이 되어 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까지 직접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으나 김무성 의원 등 측근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이었다.

일단 양측 모두 첫 만남인 만큼 경선 후 누적된 당내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의 기틀을 마련하는 게 회동의 첫째 의제이자 목표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일각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 ‘사무적인’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소수설에 그치고 있다. 이 후보는 “(만남의) 조건보다는 진심으로 협력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서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화합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서는 양측의 생각이 달라 자칫 회동이 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오히려 갈등을 고착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경선에 승복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느냐”며 ‘당권-대권 분리론’ 등 이 후보 측을 겨냥한 박 전 대표 측의 문제 제기를 못마땅해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의 김무성 의원은 “이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함께 가자는 메시지를 던지면 (지금까지의) 갈등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후보가 먼저 ‘정치적 아량’을 보여야 당 화합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거듭 밝혔다.

이번 회동 성사에는 강재섭 대표가 막후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지난주 당 화합을 위한 지리산 연찬회에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자 측근들에게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말한 뒤 박 전 대표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 되도록 빨리 이 후보를 만나 줄 것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4일에는 직접 박 전 대표를 만나 회동의 필요성을 설득했다고 한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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