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25%이상이 가짜…민주신당 “판 깨질라” 전전긍긍

  • 입력 2007년 9월 1일 03시 03분


민주신당 첫 의원 워크숍대통합민주신당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창당 후 처음으로 소속 의원 워크숍을 열어 정기국회 및 대선 전략 등을 논의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민주신당 첫 의원 워크숍
대통합민주신당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창당 후 처음으로 소속 의원 워크숍을 열어 정기국회 및 대선 전략 등을 논의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유령 선거인단’ 파문을 겪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신당 국민경선위원회(국경위)는 31일 회의를 열고 본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허위 접수를 막을 대책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 촬영 : 김동주 기자

▽‘판 깨질라’ 전전긍긍=당 지도부는 이번 파문이 전체 경선 판을 깨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오충일 대표는 이날 제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청자가 100만 명에 이르다 보니 작은 실수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본인 의사가 없으면 투표장에 갈 필요가 없으므로 국민경선 자체가 왜곡되고 잘못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또 “모든 선거인단에 대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겠다. 부정 대리접수자가 있다면 공명선거관리분과위원회에서 혐의를 밝히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으나 별도의 사과 발언은 하지 않았다. 그는 되레 “작은 실수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다 보니 국민은 그것만 갖고 걱정하게 된다”며 언론 탓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경선에서도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없지 않다. 3∼5일 실시할 예정인 예비경선과 달리 15일부터 시작되는 본경선에서는 선거인단 등록자들을 대상으로 선거인 명부 열람과 이의 신청 절차가 있다. 하지만 예비경선에서 문제가 된 대리접수는 여전히 계속할 예정이다.

김호진 국민경선위 공동위원장은 “대리접수를 아예 못 하게 하는 방안이나 한 사람이 대리접수시킬 수 있는 양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못 내렸다. 현실적으로 대리접수를 안 받아들일 수도 없고 대리접수 자체가 문제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봉합 급급한 주자들 움직임=지난달 27일 긴급 회동해 동원 선거인단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토론회 불참을 시사했던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도 공세 수위를 낮췄다.

이 전 총리 측이 지난달 30일 예비경선은 그대로 치르자는 의견을 밝힌 데 이어 신 전 의장도 3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예비경선은 (이대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인단 전수조사 재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한 전 총리도 예비경선은 현행대로 치르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선거인단의 25%가 유령선거인단임이 밝혀졌는데도 경선을 그대로 진행하면 사후 분란의 소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컷오프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나 본경선 탈락자들이 유령선거인단 문제를 이유로 경선에 불복하고 법적 투쟁을 할 경우 문제가 복잡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정치권 안팎에서 민주신당이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 싸움식 구태정치 행태를 계속할 경우 유권자들의 버림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신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의원 워크숍을 열고 9월 정기국회를 ‘이명박 검증’의 무대로 만들 것을 결의했다.

민주신당은 우선 ‘이명박 정책검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정책 전반을 샅샅이 검증하기로 했다.


▲ 촬영 : 김동주 기자

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는 10월로 국정감사를 늦춰야 ‘상호검증’이 가능하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합의를 안 하면 단독으로라도 추석 전에 국감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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