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명박 검증' 총공세 전환

  • 입력 2007년 7월 25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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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검증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달라는 박 전 대표의 '엄명'에 따라 그 동안 캠프 차원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공격에 소극적이었지만 25일에는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총공세 모드로 전환한 것.

이 같은 방향 전환에는 일차적으로 이 전 시장측이 23일부터 이틀간 박 전 대표에 대해 '파상 공세'를 퍼부은 것이 원인이 됐다. 이 전 시장 측의 맹공이 검증청문회 이후 박 전 대표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는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는 게 캠프측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캠프는 박형준, 진수희 대변인과 박영규 공보특보의 박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을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24일 저녁 당 윤리위 차원의 징계를 공식 요구하며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런 기조 변화에는 무엇보다도 26,27일 부산·울산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는 자칫 당원들에게 '숨기는 게 있다'는 인상을 주면서 전략지역인 영남권에서의 승기가 꺾여 향후 경선 일정에서 이 전 시장 측에 주도권을 완전히 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김재원 캠프 대변인은 "검증청문회 이후 본선승리 후보로 박 전 대표를 택해야 한다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특히 영남권에서 이 전 시장 지지에서 급속히 이탈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이 전 시장측이 강공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이제는 가만히 있기 힘들게 된 만큼 이 전 시장의 도곡동 땅 의혹 등 여러 의혹에 대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경환 캠프 종합상황실장은 "이 전 시장 측의 이성을 상실한 맹공은 지지율의 2차 하강국면에 따른 역전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광주 합동연설회 연기 요청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 전 시장측) 공격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실장은 "솔직히 검증청문회 이후 저쪽이 100배는 더 의혹이 있는 것 아니냐. 청문회를 통해서도 해소되지 않은 이 전 시장 관련 의혹을 보따리째 갖고 있다"면서 "이 전 시장측이 잘못 건드렸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캠프는 이날 이 전 시장의 각종 의혹에 대해 전방위로 공세를 취했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전 시장이 전국적으로 87만 평에 이르는 땅투기를 한 의혹, BBK 금융사기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는 점과 본인 및 가족의 병역문제에 대한 설명이 명쾌하지 않고 90년대 걸프전 당시 현대건설 직원 대피와 관련해 거짓말을 한 의혹이 있는 등 대통령 후보로서 적합하지 않다"며 각을 세웠다.

이 전 시장 캠프가 전날 공개한 '도곡동 땅 매각대금 흐'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유승민 정책메시지총괄단장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전 시장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평당 15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이 있었는데도 평당 1350만 원에 판 이상한 거래라는 점 △검증위원회의 질문과 이 전 시장 측 캠프가 제시한 매각대금 흐름도가 차이가 나는 점 △도곡동 땅을 구입한 자금 출처는 전혀 밝혀지지 않은 점 등에 대한 의혹은 하나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캠프 관계자는 "검증청문회에서 나온 사안 외에도 '매봉역 위치 임의이전 의혹' 등이나 '이라크전 관련 거짓말 의혹' 등에 대해서도 공세를 펼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캠프의 구상찬 특보는 '이명박 후보의 4대 불가사의'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동산 부자인데도 스스로를 청부(淸富)라고 자칭한 것 △BBK 투자만 보더라도 실패한 기업인인데도 스스로 성공한 CEO라고 자랑하는 것 △경선 룰을 중간에 바꾸자고 하고 TV 토론 횟수를 줄이라는 하는 독불장군인데도 화합과 단합을 외치는 것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데도 결단의 지도자, 추진력의 지도자라고 하는 것은 불가사의라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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