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대표 자격 있나, 부끄러움 알고 물러나야…”

  • 입력 2007년 4월 26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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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통한 한나라당 지도부[연합뉴스]
침통한 한나라당 지도부[연합뉴스]
4·25 재보선 참패라는 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이 크게 휘청대고 있다. ‘지도부 총사퇴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강창희 최고위원과 전여옥 최고위원이 26일 잇따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과태료 대납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강재섭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3선의 홍준표 의원은 이날 동아닷컴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려면 임명직 당직자 사퇴만으로는 안 된다”며 “지도부 전체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재섭 대표 자격 있나. 부끄러움 알고 사퇴해야….”

홍 의원은 특히 강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강 대표는 본인 지역구에서도 시의원이 압도적으로 졌다. 자기 지역에서도 신뢰를 못 받는 사람이 대표할 자격이 있나. 부끄러움을 알고 사퇴하는 게 옳다. 정치인은 진퇴가 분명해야 한다.”

그는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 도덕성을 내세워서 당 전체를 이끌고 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여옥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을 포함해 전체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가장 큰 책임은 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게 있다. 한나라당이 죽고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하고 저도 책임지겠다.”

전 최고위원은 “강창희 최고위원이 사퇴했는데 우리가 이 자리에 지금 앉아 있을 수 있느냐”며 “당 소속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이 수많은 공천 잡음을 내며 유권자들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른 데 대한 책임은 당이 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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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강창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것이 공당의 도리이고, 내가 30년간 정치하면서 지켜온 원칙”이라며 “이번 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강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는 전형적인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 구도로 치러졌는데 양자 대결 구도에서 새로운 상대를 만나면 아무리 높은 정당 지지율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총사퇴 문제는 이날 오후에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의총에서는 지도부의 거취를 포함해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우여 사무총장,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 등 당 주요 당직자들은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했다.

“대선주자 둘이 공동유세 한번 못하고 이게 뭐냐”李·朴 비판

이와는 별도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번지고 있다. 당내 중진 및 초재선 의원들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계파 정치에 대해 한목소리로 맹비난했다.

남경필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와 그 밑에 줄을 선 지도부가 대세론의 환상에 빠져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걸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진화 의원도 “계파의 전면적 해체와 이명박·박근혜 계파 싸움을 주동한 책임자 문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여옥 의원은 “두 명의 대선주자에게 그렇게 큰 기대를 줬는데 공동유세 한번 못하고 이게 무엇인가”라고 비판한 뒤 “국민들은(선거를 통해) 지금 한나라당을 업고 나온 대선주자들을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자성을 촉구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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