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차남, 여론 나쁘지만 출마 말리기 어려웠다”

  • 입력 2007년 3월 26일 13시 52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의 차남 홍업 씨의 4·25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알지만 고생만 시킨 아버지로서 출마를 말리기 어려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 전 대통령은 매일경제신문 26일자 창간 41주년 기념대담에서 “주변에서 좋은 말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유죄를 증언한 사람이 나와 허위진술이었음을 고백한 데다 자식에게 고생만 시킨 아버지로서 자식이 명예회복 하겠다는 데 솔직히 하지 말라고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전 대통령은 2003년 6월 대북송금 사건으로 구속돼 지난 2월 사면된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박 실장이 잡혀가기 전에 찾아와 자신이 ‘동교동의 장세동’이 되겠다고 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나는 ‘장세동은 나쁜 일을 대통령에게 권유했으니까 책임질 일이 있지만 당신은 민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한 것인데 책임이 있다고 하면 내가 나쁜 일을 시킨 거냐. 절대 그러지 마라’고 질책했다”고 전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상반기가 바람직”▽

김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커지게 하기 위해 필요하며, 대선이 임박해서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상반기 중에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6자 회담에 대해 “회담의 성공에 따라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6자회담의 상설화’를 제안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북한에도 좋겠지만 우리에게도 굉장한 이득이 된다”며 “북한 퍼주기가 아니라 퍼오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방북 계획에 대해선 “가게 된다면 6자회담 진전이나 남북 정상회담 성사와 같은 문제보다는 향후 우리 민족이 어떻게 해야 할지 근본적인 문제를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그 사람은 상식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상식적으로 안 해온 것이다. 이제 미국도 상식적으로 하니까 잘 풀리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에 대해선 “굉장히 환영한다”며 “현실을 인식해 태도를 바꾸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탁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미FTA 올인해서 국민 설득해야”▽

김 전 대통령은 한미FTA에 대해서는 “국운이 걸린 문제로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가 커 국민들이 혼란을 느끼는 만큼 총리가 앞장서서 국민을 설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무한경쟁으로 보면 한국인에게 유리하다. 지식기반 사회에 교육 수준이 높고 모험심 강하고 문화적 창의력이 높아 비교할 민족이 없다”며 “우리나라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 과도기를 잘 추슬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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