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지사 탈당…정운찬-진대제 등과 연대가능성 비쳐

  • 입력 2007년 3월 20일 03시 01분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창조를 위해 어떤 돌팔매도 감수하겠다”며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창조를 위해 어떤 돌팔매도 감수하겠다”며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 가운데 한 명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낡은 정치를 깨고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더 어려운 길을 택하겠다”며 독자적인 세력과 지지 기반 없이 ‘단기필마’로 탈당을 선언했다.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의 손 전 지사 탈당선언 관련 기사에는 ‘한나라당 대선주자로서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린 명분 없는 탈당’이라는 비판 댓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손 전 지사는 그동안 “한나라당 안에서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한나라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정치질서 창조의 길에 저를 던지고자 한다”며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의 질곡을 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새 길을 창조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손학규 “한나라당 탈당” 선언…굵은 눈물방울 ‘뚝뚝’

그는 “지금의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 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으며 변화를 위한 고통을 거부하고 통합과 상생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로운 창조를 위해 나 자신을 버리고 어떤 돌팔매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평화 통합의 시대를 경영할 창조적 주도세력을 만드는 데 나 자신을 던질 것”이라며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드는 데 기꺼이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 (중도 개혁 신당을 추진하는 386인사들의 모임인) ‘전진 코리아’도 충분히 그런 정치세력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교육에 대한 훌륭한 비전과 경영 능력을 보여 줬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미래산업의 상징으로 이런 분들이 대한민국 선진화와 미래를 향해 중요한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들과의 연대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손 전 지사의 탈당이 한나라당이 독주하던 대선 구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까지 한나라당에서 손 전 지사를 따라 동반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이나 원외 당원협의회위원장은 없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손 전 지사가 당의 끝없는 반성, 시대 요청에 부응한 자기 혁신의 노력을 폄훼하지 말고 당의 경선과정에 참여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손 전 지사가 (경선 시기 및 방법에 대해) 당에 의견을 제시할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탈당의) 주된 이유는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은 그동안 굉장히 많이 변했는데 사정을 잘 모르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김형탁 대변인은 “손 전 지사의 행보에서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이외에 어떠한 합리적인 기준도 발견할 수 없다”며 “우리 국민은 언제까지 ‘철새의 도박’을 지켜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손학규식 정치가 한나라당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추진모임 양형일 대변인도 “손 전 지사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환영했고,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손 전 지사가 중도개혁세력 대통합과 새 정치질서 형성에 힘을 보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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