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체 제안… “韓총리 행보 정치적 냄새”

  • 입력 2007년 2월 1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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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한명숙(사진) 국무총리의 최근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 총리가 공직을 이미지 제고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가 지난달 정부 내에 헌법개정추진지원단을 만들도록 한 데 이어 13일 여야정 협의체 구성 제안, 목포공항 주변 고도제한 규제 완화 등을 주도한 것은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비판이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한 총리의 행동 하나 하나에 정치적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청와대 민생회담 때 거부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한 총리가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야당 공격을 위한 명분 축적용이라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총리는 핵심 측근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선거 레이스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의 최측근 인사는 “총리실 정무팀을 중심으로 한 총리의 대선 후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선 여당의 유력 후보군으로 부상한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인기가 없는 점이 고민이긴 하지만 (한 총리로서는) 일단 여권 내에서 기반을 마련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 된 후 청와대의 지지를 더한다면 대선 후보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최근 한 총리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일요일마다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하고 있다”며 “표면적으로는 국정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듣는 자리지만 당 복귀 후의 진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총리가 최근 일요일은 물론 평일 새벽에도 종로구 창덕궁 내 후원(비원)을 자주 찾고 있다”며 “주로 혼자 산책을 하며 자신의 거취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총리의 최근 행보는 ‘조용’했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한 총리는 헌법 개정 논란이 계속되던 지난달 정부 내에 ‘헌법개정추진지원단’ 구성을 지시하며 정치 논란의 한가운데에 뛰어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2월 임시국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그렇지 않다”며 직설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알려왔습니다▽

15일자 A4면 ‘韓 총리 행보 정치적 냄새’에 대해 국무총리 정무수석비서관실은 ‘총리실에는 정무팀이 없으며, 정무수석비서관실은 대선 후보 준비 작업을 한 바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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