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DA동결 김정일 아픈곳 정확히 찔러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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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대북(對北) 금융 제재를 한국의 협조 없이 북한을 성공적으로 압박한 첫 사례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로펌인 애킨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위폐 문제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른 조치로 평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 동결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할 무렵 금융 제재를 통해 BDA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했다. 이는 세계의 다른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북한과의 거래에 부담을 갖게 만들었다. 중국은행을 비롯해 몇몇 국가의 은행들이 실제로 북한과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은 BDA은행 계좌에 대한 동결 해제를 6자회담 재개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6자회담과 금융 제재는 별개라고 주장해 왔으나 최근에는 BDA은행의 북한 자금 2400만 달러 중 800만 달러에 대해 동결을 풀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팀슨센터의 앨런 롬버그 선임연구원은 “일설에 의하면 800만 달러가 세계적인 담배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의 자금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동결 해제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재무부가 합법 자금 해제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영국의 금융업자인 콜린 매카스킬 씨가 BDA은행의 북한 계좌엔 그가 투자한 북한 대동은행의 합법적 자금 750만 달러가 들어 있다며 미국을 상대로 로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과 미국은 22일 BDA은행 문제를 다루기 위한 2차 ‘금융워킹그룹회의’를 속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는 지난해 12월 19, 20일 1차 회의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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