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수도권 공장증설 불허”…예외적 경우만 수용

  • 입력 2007년 1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앞으로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은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가 2010년까지 총 13조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던 경기 이천시 반도체 웨이퍼 공장 증설은 사실상 무산됐으며 다른 수도권 투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노 대통령은 정부과천청사에서 한명숙 국무총리와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정부 각료들이 참석한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당장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필요해 보이지만 먼 장래를 보면 수도권 집중을 더는 허용할 수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분산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해 임기 중 수도권 규제 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강력히 내비쳤다.

최근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금융기관들이 세입자의 채무 상환능력을 잘 심사해 대출하자는 것은 경제원리에 맞는 것”이라고 말해 대출 규제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권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보고한 ‘2007년 경제전망 및 경제운용 방향’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의 5.0%(정부 추정)보다 0.5%포인트 낮은 4.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일자리 창출 목표는 지난해 목표 40만 개보다 10만 개 정도 적은 30만 개 내외로 잡았다. 올해 경상수지는 작년의 60억 달러 흑자(추정)보다 크게 줄어든 10억 달러 흑자로 전망했다.

최근 가파르게 진행되는 원-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1997년 없앴던 원-엔화 등 달러 외의 다른 외환을 직거래하는 시장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가계발(發) 금융위기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서민 영세사업자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음식점 업주의 부가가치세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지난해 말 폐지할 예정이던 ‘의제매입세액공제제도’를 2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