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80, 90에도 나는 최고지도자"

  • 입력 2007년 1월 4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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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앞으로도 장기간 최고지도자로서 실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북한 지도부 내에서 후계자 논의가 금지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4일 베이징(北京)발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하순 노동당 간부들 앞에서 "나는 앞으로도 장기간 최고지도자로서 활동할 수 있다"면서 "80살에도, 90살에도 (통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들은 간부들이 '앞으로 15년은 제일선에서 활동할 터니 그때까지 후계자 문제를 꺼내지 말라'는 뜻으로 이를 해석했다고 북한 정권에 가까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그 후 북한 지도부에서 후계자 이야기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는 것.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는 영화배우 성혜림(2002년 5월 사망)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정남(35), 재일교포인 고영희(2004년 6월 사망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정철(26)과 정운(23) 씨 등 3형제가 주로 거론돼 왔다. 김 위원장의 처남인 장성택(60)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의 이름도 종종 등장했다.

한편 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11월말 "올해는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15만 경축하라"며 자신의 생일(2월16일) 축하행사를 취소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북한 연구자들은 지난해 여름 대규모 홍수로 북한 주민들이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어 2차례의 대형행사를 치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생일행사를 줄이면서도 김 주석 찬미를 최우선시해 자신의 평가를 높이려 하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김정일 식 통치수법이라고 해석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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