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화일보 연재소설 선정적…절독 결정"

  • 입력 2006년 11월 5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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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 2일부터 문화일보 연재소설 '강안남자'이 너무 선정적이란 이유로 이 신문 80여부를 끊었다고 미디어오늘이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청와대 여직원들이 "포르노 사이트를 사무실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강안남자'를 더 이상 사무실에서 보기 부끄럽다"며 문화일보 절독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현재 1469회를 연재 중인 '강안남자'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선정성 문제를 집중 제기했었다. 이후 문화일보가 정 의원이 졸고 있는 사진을 싣자, 정 의원은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 논란이 일었다.

한편 연재소설을 쓴 이원호씨는 "청와대가 너무 소심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인터넷신문 뉴데일리(www.newdaily.co.kr)는 4일 작가의 입장과 심경을 보도하면서 "이원호씨는 청와대가 자신의 소설 '강안남자'의 선정성을 이유로 문화일보 절독조치를 취한 데 대해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문화일보 절독 이유에 대해 '다 뻔한 것 아니냐'고 말해 청와대가 표면적으로는 연재소설의 선정성을 이유로 내걸었지만 논조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이 이번 문화일보 구독중단에 담겨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는 것이다.

이원호씨는 정청래 의원이 국감장에서 자신의 소설에 대해 집중적인 문제제기를 한 것과 관련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의원이 문화일보 '폐간' 운운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정말 흥분했다"며 "내가 국감에 나서서 직접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실험 사태 직후, 금강산을 방문해 안내원의 말을 전하면서 국민을 기만하는 것과, 제 소설 중 어느 것이 더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지를 따져보자"고 밝혔다.

이씨는 자신의 소설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 등을 받은 데 대해서는 "의견을 존중한다. 그래서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취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것을 문제삼아 신문 '폐간'까지 운운하는 등의 발언은 옳지 않다"며 "문화일보는 신문윤리위로부터 경고 등의 조치가 오면 작가인 내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취지로 이런(경고 등의 조치)사실을 나에게 매번 알려주고 있다. 연재소설은 어디까지나 소설가 개인인 나의 임의대로 쓴다"고 말했다.

이씨는 "기업소설도 써봤고 역사소설도 써봤다. 내 소설의 주 독자층은 30~50대이며, 소설은 읽는 독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 문화일보측에 독자들의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10통 중 7통이 격려, 3통은 비난 전화가 오는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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