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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5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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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는 5일 긴급 브리핑을 자청해 서울중앙지법 이상훈 형사수석부장판사와 민병훈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밝힌 영장 기각 사유를 두고 "믿을 수 없다", "증권 관여자들이 들으면 모욕적으로 느낄 것이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과 주가조작 사건의 주임 검사인 최재경 중수 1과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13쪽 분량의 반박 요지문을 읽어 내려가면서 언론에 보도된 법원의 기각 사유나 보충 설명이 사실이냐며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채 기획관은 또 론스타 임원과 유 대표의 혐의가 담긴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 개요'라는 세 쪽짜리 문건도 언론에 배포했다.
그동안 브리핑에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된 언론의 질문 공세에는 피의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수사 중'이라는 말로 대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검 중수부는 3일 박영수 중수부장 등 중수부 차원의 대응과 관련해 법원의 반응이 전해지자 4일에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논의를 거듭하다가 다시 정면 돌파를 선택하기로 하고 정상명 검찰총장에게도 이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 검사들은 휴일인 5일에도 대부분 출근해 각각 6일과 7일로 예정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의 영장실질심사에 대비했다.
채 기획관은 "법원 주장이 맞는지 검찰 주장이 맞는지, 모든 의혹과 진상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알려주는 게 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공익적 판단에서 대응하게 됐다"며 휴일 긴급 브리핑의 배경을 설명했다.
체포ㆍ구속 영장 기각과 관련해 검찰은 3일 오후에 이어 이날 다시 긴급 브리핑을 자청하며 사흘째 법원의 판단을 비판하고 있어 이 전 행장과 유 대표의 영장실질 심사 결과에 따라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채 기획관은 "적법 절차에 따라 제대로 진행하는 검찰의 수사가 제발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게 해달라"며 답답한 심경도 토로했다.
그는 "미국의 사모펀드와 관련된 수사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면 국가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떻게 영장 판사가 범죄인인도청구와 관련해 실효성 문제를 운운할 수 있느냐"며 법원의 판단이 월권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검찰이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엘리스 쇼트 부회장, 마이클 톰슨 법률 이사 등 론스타 본사 임원의 체포영장과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의 구속 여부가 수사 성패를 결정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 기획관은 재청구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확한 진상을 법원이 알게 된다면 발부하리라 믿는다. 수사를 여기서 중단할 수는 없지 않느냐. 검찰에는 진상을 규명할 책무가 있다"며 사실상 수사가 갈림길에 섰다는 점도 감추지 않았다.
주임 검사인 최재경 과장은 "은밀한 수사의 성격상 피의자를 구속한 뒤 제출해야 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있다. 법원에도 최대한 이를 설명했다"며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과 관련된 추가 자료가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의 공세에 대한 법원의 반응은 휴일인 탓에 즉각 감지되지는 않았지만, 전날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7일로 잡으면서 영장 재청구와 관련해 냉랭한 분위기가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청구 영장을 심사하는 이상주 영장전담부장판사는 "검찰이 법원 판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어떤 점이 잘못됐다는 것인지 검찰 주장을 들어보고 피의자 입장도 다시 한번 들어보기 위해 심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추가로 제출한 자료가) 내용이 많은 건 아니다. 재청구 영장의 범죄사실과 구속 필요 사유는 (처음 청구한 영장과) 글자 한자 안 틀린 것 같다"며 추가 제출 자료에 그리 무게를 두지 않는 법원의 분위기를 내비쳤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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