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통해 반미 이끌어야”…사건 비화 가능성

  • 입력 2006년 10월 30일 03시 01분


코멘트
일심회 사건은 시민단체로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다.

공안 당국은 386 운동권 출신인 이진강(43·구속) 씨가 주로 시민단체의 업무 현황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2년 1∼10월에는 ‘시민단체의 환경운동을 통해 반미운동을 이끌어야 한다’는 문건을 장민호 씨에게 보고한 적이 있다는 것.

이 씨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을 장 씨에게 전달하기도 했다는 게 공안 당국의 설명이다.

공안 당국은 장 씨가 이 씨를 통해 환경단체의 핵심 간부인 김모 씨를 포섭하려 했다는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가 “김 씨를 조직원으로 묶겠다”고 결의했다는 내용의 보고 문건을 장 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확보했다는 것.

역시 386 학생운동권 출신인 김 씨는 대학 재학 때부터 이 씨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씨 측은 “김 씨는 시민운동에 대한 확신이 강한 데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에 결사 반대했는데 김정일을 찬양하는 활동에 참여했겠느냐. 황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김 씨가 소속된 단체는 북한 핵실험 직후인 10일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다만 김 씨가 속한 이 단체는 주한미군의 포르말린 한강 방류 사건과 용산 미군기지 기름 유출 사건, 미군 반환기지 환경오염 등 미군 관련 환경오염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왔다. 본보는 김 씨의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5개 시민·사회단체 인사 5명이 올해 8월경 중국 선양(瀋陽)의 한 호텔에서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통일전선부 정책2과장을 만난 정황을 포착해 이들의 중국 행적을 수사 중이다.

공안 당국은 이들이 선양에서 만나는 사진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이에 대해서도 전면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