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에 北제재 자제요청…美, 정상회담전 사실상 거부

  • 입력 2006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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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4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의 대북 제재 자제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한 회담 실무진이 미국 측 회담 실무진에게 “회담으로 조성된 대북 설득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제재를 신중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미국 측은 “무슨 얘긴지 알겠지만 제재는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 대통령은 13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먼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개설된 북한 계좌에 대한 미국의 동결 문제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가 6자회담 재개 노력에 방해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폴슨 장관은 “(미국) 법에 따른 조치이므로 제재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는 것.

그러나 노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전했다.

미 재무부는 7월부터 북한이 BDA은행의 계좌를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과의 불법 자금 거래에 활용한 단서를 잡고 조사 중이다.

미 재무부는 위조지폐 유통 및 불법 무기 거래 등에 사용된 BDA은행의 북한 계좌와 연계된 동남아 이외 지역 은행 계좌에서도 북한과 연관된 불법 소지 혐의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다음 주 중 뉴욕에서 6자회담의 미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만나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추진하기로 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 후속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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