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 당시상황 고려해야 ”

  • 입력 2006년 7월 1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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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열리는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외환은행을 미국계 펀드 론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권 내정자가 한 역할에 대한 추궁이 있을 전망이다.

또 고위 공직자로서의 품행에 대한 검증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 내정자는 청문회에 앞서 11일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답변 자료에서 “2003년 당시 불안했던 금융시장 여건과 외환은행의 어려웠던 상황을 무시하고 현재의 안정된 금융시장 잣대로만 분석 평가하는 것은 균형 있는 접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좀 더 냉정하게 당시의 상황에 대한 정책 판단의 어려움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감사원이 지난달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 과정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일부 매각 과정에서 제기된 절차상 문제나 외부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여부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데 이어 권 내정자 역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이 타당했다는 견해를 보인 것.

권 내정자는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할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주형환 청와대 행정관을 조선호텔 ‘10인 회의’에 보냈다. 이 회의에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문제로 권 내정자는 청와대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 감사원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감사원 조사에서 “행정관을 보낸 것은 통상적 모니터링 차원으로 청와대가 외환은행 매각에 특별히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역사 발전의 흐름과 방향에 대한 인식, 시대적 요청에 따른 개혁 추진의 방향과 방식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스웨덴 모델’에 대한 시각 변화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스웨덴 사회복지 모델에 대한 권 내정자의 시각은 과거 ‘배워서는 안 될 나라’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나라’로 바뀌어 ‘권력 추종형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경찰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권 내정자는 1999년 12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속도위반 11차례, 전용차로 위반 1차례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소속 인사청문회 위원들은 “고위 공직자로서 솔선해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잦은 교통법규 위반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권 내정자에게 준법 의식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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