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지는 총리…부총리 3명 모두 靑실세 출신으로 채워져

  • 입력 2006년 7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실세 부총리들에 둘러싸인 허세 국무총리?’

이번 주 초 단행될 것으로 알려진 개각 내용이 알려지면서 한명숙(사진) 총리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에 이어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기용이 발표되면 부총리 3명이 모두 청와대 실세 출신으로 채워진다.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부총리들이 노 대통령과의 ‘교감’ 아래 한 총리를 거치지 않은 채 주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총리의 ‘한계’는 권오규·김병준 씨의 부총리 내정 과정에서부터 드러났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가 두 사람의 부총리 내정 사실을 발표했지만 한 총리가 사전에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한 흔적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2일 “제청권 행사가 여러 가지 형태여서 뭐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통령과 총리가 그동안 수차례 상의를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부총리 내정자가 한 총리의 뜻이 반영된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여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실세 총리’로 불렸던 이해찬 전 총리의 경우에 비해 여러모로 대비된다. 이 전 총리는 연초 논란을 부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기용, 지난해 3월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의 임명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한 총리 임명 당시에는 ‘대선 후보군’ 부상을 염두에 둔 기용이라는 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 전 총리에 비해 장악력이 떨어진다”, “현안 파악이 늦어 결재가 지연되고 있다”는 등의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 총리가 ‘실세 부총리 3각 파도’ 속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