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지해달라"…농민이 유권자 12명에 금품 살포

  • 입력 2006년 5월 26일 21시 15분


경남 의령경찰서는 26일 특정 정당을 지지해 달라며 수백만원을 뿌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강모(54·농업)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또 이날 오전 검거 당시 강 씨의 화물 차랑과 집 화장실에서 발견한 278만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24일 의령군 유곡면 일원에서 전모(48) 씨에게 "한나라당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면서 60만원을 제공하는 등 유권자 12명에게 한사람당 30만~120만원씩, 모두 89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로부터 돈을 받은 주민들은 다시 지역 주민들에게 돈을 전달해 현재까지 경찰이 확인한 돈선거 관련 주민들은 모두 53명에 이른다.

강 씨는 경찰에서 자신의 농협예금 계좌에서 1300만원을 인출해 개인적으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에 격분, 개인적으로 지지할 것을 마음먹고 내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농민으로서 거액을 뿌린 점을 중시, 강 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돈의 출처를 추궁하고 해당 정당 후보측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관련자만 53명으로 수사를 확대할 경우 관련자가 더 있을 수 있다"며 "조사를 벌인 뒤 돈을 받은 주민들에게 대해서는 처벌은 물론 선관위에 전원 통보해 과태료도 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만약 주민 53명이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 벌금형은 물론 공직선거법에서 처벌하는 기부행위로 인정돼 과태료가 받은 돈의 50배로 무려 4억4500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경찰이 강 씨에게서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주민을 소환해 조사하자 이 지역에서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들은 제각각 결백을 주장하는 유세를 계속하고 있다.

의령군수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소속 한우상 후보측은 이날 오후 3시경 유세차 확성기를 통해 "일련의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돈선거는 한 후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아 달라"며 지역 곳곳을 돌면서 방송을 계속했다.

의령군 도의원과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들도 "나는 아니다"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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