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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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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그들만의 쇼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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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국민참여 경선이야말로 공천개혁의 꽃이라며 이를 위한 당헌, 당규까지 만들었으나 막상 16개 시도 중 경선을 하는 지역은 서울과 전남북 등 3, 4곳에 그칠 전망이다. 낮은 당 지지도 때문에 유력 후보가 모이지 않는 탓도 있지만 철저하게 승리 우선주의 논리가 작동하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낙하산 공천이 이뤄졌다.
그나마 경선을 하는 지역도 ‘무늬만 경선’인 경우가 많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그렇게 될 듯하다. 이계안(李啓安) 의원이 1월 서울시장 당내 경선 출사표를 내고 10차례 정책을 발표하는 등 품을 들이고 있으나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사실상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을 낙점한 상태다. 당 지도부는 이 의원의 반발 때문에 마지못해 경선을 수용하기는 했다.
대전과 부산 등에서는 출마 의사가 강한 예비후보들을 주저앉히기도 했다.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권선택(權善宅) 의원이 탈당한 것도 경선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개혁 면에서는 ‘후발(後發)’ 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오히려 경선이 많다. 높은 당 지지도 때문에 후보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2004년 총선 때 열린우리당에 밀려 뒤늦게 국민참여 공천 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보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의 경우는 무경선 지역이 많다.
■ 野 ‘분권형 공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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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현역 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장이 사실상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다. 당헌, 당규에 따라 시도당에 공천권을 이양했으나 시도당 공천심사위원들도 대부분 의원(또는 당원협의회장)이어서 해당 지역구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거의 전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이다.
경남 마산갑 지역구 의원 사무실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에게 충성할 인물을 최종 선별’이라고 돼 있는 문건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모 구청장 교체를 검토했다가 해당 지역구 의원이 공천심사위에 불만을 가진 다른 의원 및 당원협의회장을 규합해 심사위원 교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등 거세게 반발하자 이를 취소한 사례도 있다.
한 현역 의원은 “외부 전문가를 데려다 공천을 주면 낙하산 시비가 붙는다”며 “당에 대한 충성도가 있는 사람을 공천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주장했다.
서울시당의 한 공천심사위원은 “해당 지역 의원이나 당원협의회장의 입김이 세다. 전횡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결과를 놓고 보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고 토로했다.
경기 용인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H 의원이 자신이 반(半)공개적으로 미는 예비후보와 골프를 한 사실이 드러나 다른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 내사람 심기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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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초단체에 국회의원 지역구가 둘 이상인 지역이 많은 서울 등 대도시의 경우 해당 지역 의원(당원협의회장)끼리 서로 자기 사람을 공천하려고 다투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한 지역구를 갑을로 나눠 갖고 있는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서울 성동구청장 공천 과정이 대표적인 사례. 갑을 당원협의회장이 각각 구상찬 부대변인과 이승래 아이템플 사장을 미는 바람에 후보 조정이 안 되자 결국 둘 다 탈락시키고 제3의 인물을 공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지역구 의원들 간에 갈등이 심해지면서 경찰이 현역 의원 사무실을 임의로 수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공천 잡음도 심각한 수준이다. 상당수 예비후보들은 경선 자체에 부담을 갖고 중앙당의 실력자 등 인맥을 총동원해 해당 지역 의원이나 당원협의회장의 낙점(전략공천)을 받으려 한다.
수도권의 한 지역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을 한 A 씨는 경쟁후보인 B 씨와 절친한 공천심사위원에게까지 돈 봉투를 건네다가 그 심사위원에게서 “내가 B 씨와 친한 것은 세상이 다 아는데 그걸 받을 수 있느냐”는 면박을 들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한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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