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인사 안팎]靑 검증과정서 2명 탈락

  • 입력 2006년 2월 2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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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안정적인 인사라고 평가한다.

검찰의 기존 서열과 내부 평가 자료를 주된 기준으로 인사를 했고 검사장 승진도 대부분 예상대로 이뤄졌다.

▽천정배(千正培) 장관 막판에 대폭 양보=이번 인사에서는 이종백(李鍾伯) 서울중앙지검장의 보직변경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천 장관이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계속했으나 결국 천 장관의 뜻이 관철됐다.

천 장관은 이 지검장이 2003년 인천지검장 재직 시절 대상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를 미진하게 처리한 책임을 물어 부산고검장으로 발령 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천 장관이 대폭 양보했다.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 인사를 놓고 한때 천 장관과 가까운 사법시험 18회의 정동기(鄭東基) 인천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결국 사시 19회의 임채진(林采珍)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그러나 유임된 박영수(朴英洙) 대검 중앙수사부장과 함께 ‘검찰 빅4(서울중앙지검장 포함)’ 가운데 3자리를 호남 출신(문성우 이귀남 박영수)이 차지해 약간의 논란이 있다.

사시 합격자 300명 시대를 연 사시 23회에서도 검찰 내부 평가가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검사장으로 승진한 한상대(韓相大) 인천지검 1차장 등 7명은 동기 가운데 선두권을 유지해 온 엘리트 검사이다.

한 검찰 간부는 “천 장관이 막판에 대폭 양보해서 인사가 전체적으로 검찰 내부 뜻대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공안검사는 계속 퇴조=최근 몇 년간 두드러진 공안통 검사의 퇴조 현상이 이번 인사에서도 나타났다.

공안통인 고영주(高永宙·사시 18회) 서울남부지검장이 고검장 승진에서 제외돼 최근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사시 23회 선두권인 황교안(黃敎安) 서울중앙지검 2차장도 검사장 승진 대상에서 빠졌다.

황 차장의 승진 누락 배경에는 청와대와 여권의 뜻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황 차장이 2002∼2003년 서울지검 공안2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가정보원의 도청 의혹 사건 수사를 잘 처리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청와대의 검증 효력 발휘=청와대가 처음 실시한 검사장 승진 인사 검증에서 승진 후보 2명이 음주운전 경력과 재산형성 문제 때문에 고배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검사장 승진 후보 2명이 검증 과정에서 재산 형성 과정의 문제와 음주운전 경력이 드러나 탈락했다”고 말했다.

검사장 승진 후보자가 음주운전 경력이 문제가 돼 탈락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앞으로 검사장 승진을 꿈꾸는 검찰 간부의 처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차관급 고위직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검찰 고위 간부를 엄격히 검증했다. 재산 형성 과정과 위장전입, 음주운전 등 준법성 여부는 물론 후보자가 부모나 장인에게서 받은 용돈이나 증여 재산에 대해 세금을 냈는지까지 확인할 정도로 철저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검찰 고위 간부 명단
이름직책출신고/출신대학사시횟수
정상명검찰총장경북고/서울대17회
임승관*대검차장경기고/서울대17회
박영수*〃중앙수사부장동성고/서울대20회
이복태〃형사부장경성고/성균관대21회
경대수〃마약조직범죄부장경동고/서울대21회
이귀남〃공안부장인창고/고려대22회
김태현〃감찰부장경북고/서울대20회
차동민〃기획조정부장제물포고/서울대22회
조근호〃공판송무부장대일고/서울대23회
김준규*법무부법무실장경기고/서울대21회
문성우〃검찰국장광주일고/서울대21회
김수민*〃보호국장경기고/성균관대22회
안종택〃감찰관경남고/서울대20회
황희철〃정책홍보관리실장경동고/서울대23회
안대희*서울고검장경기고/서울대17회
이한성서울고검차장계성고/서울대22회
이종백부산고검장부산고/서울대17회
박영관부산고검차장목포고/성균관대23회
정동기대구고검장경동고/한양대18회
박한철대구고검차장제물포고/서울대23회
정진호광주고검장용산고/고려대19회
한상대광주고검차장보성고/고려대23회
박상길대전고검장경기고/서울대19회
박용석대전고검 차장경북고/서울대23회
임채진서울중앙지검장부산고/서울대19회
선우영*서울동부지검장경기고/서울대20회
이동기서울남부지검장동북고/한양대20회
강충식서울북부지검장광주일고/서울대19회
이승구서울서부지검장대륜고/경북대20회
문효남의정부지검장부산고/서울대21회
안영욱부산지검장부산고/서울대19회
문영호수원지검장부산고/서울대18회
조승식인천지검장대전고/서울대19회
권재진대구지검장경북고/서울대20회
명동성광주지검장광주고/서울대20회
이훈규대전지검장동성고/연세대20회
이상도춘천지검장대구고/서울대22회
이준보청주지검장경기고/서울대21회
천성관울산지검장경기고/서울대22회
신상규창원지검장경복고/서울대21회
김종인전주지검장경복고/서울대22회
김상봉제주지검장동성고/성균관대22회
홍경식법무연수원장경복고/서울대18회
권태호*법무연수원 기획부장청주고/청주대19회
박상옥사법연수원 부원장경기고/서울대20회
*는 유임, 그 외는 신규인사.

■임채진 서울중앙지검장 프로필

검찰 행정과 기획통 검사로서 원칙을 강조하는 인물로 통한다. 검찰 1, 2과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법무부 검찰국장 재직 시 형사소송법 개정 등의 논란에 대해 객관적인 직언을 해 검찰의 내부를 봉합하는 데 큰 힘이 됐다는 평가.

△부산 출신(52·사시 19회) △속초지청장 △서울지검 형사부장 △서울지검 북부지청장 △춘천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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