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체포說 강상춘은 김정일의 ‘집사’… 비자금 관리

  • 입력 2006년 1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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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카오에서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다는 설이 제기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측근 강상춘(점선 안). 이 사진은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10여 년간 일하다 탈출한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가 펴낸 책 ‘김정일의 요리사’에 실린 것이다.
11일 마카오에서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다는 설이 제기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측근 강상춘(점선 안). 이 사진은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10여 년간 일하다 탈출한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가 펴낸 책 ‘김정일의 요리사’에 실린 것이다.
11일 마카오에서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다는 설이 퍼진 강상춘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20여 년간 그림자처럼 보좌해 온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1940년생인 강상춘은 김 위원장과 김일성대학 동기로 알려져 있다.

강상춘의 체포설은 27일 오후 북한 전문 인터넷뉴스 매체인 데일리엔케이의 보도로 일반에 알려졌다. 데일리엔케이는 이날 보도에서 “강상춘은 1991년 마카오 주재 북한 상사원을 지냈고 1995년에는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마카오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김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면서 마카오를 자주 드나든 인물”이라고 전했다.

만일 강상춘이 마카오에서 위조달러 유통과 관련해 체포됐다는 설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 문제로 미국 중국 한국 등 관계국들이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상춘이 체포됐다는 시점은 김 위원장이 행적을 철저히 숨긴 채 중국을 방문했던 때다. 그래서 강상춘의 체포설은 상식적으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사안이기도 하다. 물론 강상춘의 신병이 이후에 어떻게 됐다는 얘기도 전혀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강상춘이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은 맞다”면서도 “어느 정도 파악은 했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강상춘은 1982년 김 위원장의 서기실 과장으로 임명됐으며 2002년 4월 서기실장이 된 뒤에는 김 위원장에게 올라가는 모든 보고서를 검토하는 ‘보고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1997년 피살된 김 위원장의 처조카 이한영이 쓴 책 ‘대동강 로열패밀리’에는 강상춘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이 책에서 강상춘은 ‘김정일의 선물만 사오는 직속부서인 중앙당 구매과 비서이며 전 세계를 돌며 해마다 100만 달러어치의 물건을 사온다’고 묘사돼 있다. 김 위원장이 그를 신임해 ‘216-3333’이라는 특수 번호판이 붙은 벤츠를 선물했으며 북한에서 그가 출입하지 못하는 곳이 없을 정도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강상춘은 공식 석상이나 당 선전매체 등 대외적으로 거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그래서 정부의 한 대북 담당자는 “과연 그가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지 엄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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