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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1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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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록행정관을 거쳐 올해 2월 청와대에서 퇴직한 이 씨는 최근 펴낸 ‘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 노무현 왜 그러는 걸까’라는 책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11일 전했다.
이 책에 따르면 최 씨의 비리를 포착한 이호철(李鎬喆·현 국정상황실장) 당시 민정비서관은 2003년 8월 1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 및 최 씨 등과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전 비서관과 현 비서관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최 씨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는 것. 최 씨가 얼굴이 창백해져 황급히 자리를 뜨자 이 비서관은 관저 문 앞까지 따라 나가며 “형님,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최 씨의 비리사건은 최 씨가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비서관직을 사퇴(8월 24일)한 이후인 10월 8일 검찰 수사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최 씨가 비서관직을 사퇴한 이후인 9월 중순에야 최 씨의 비리를 처음 인지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 책은 또 노 대통령이 2003년 10월 초 검찰이 정치자금 수사를 10대 재벌기업으로 확대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사법시험 동기생들과의 모임에서 “안대희(安大熙)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원칙대로 파헤치는 검사라는 이야기만 듣고 있었는데 이번에 내가 아주 제대로 걸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2004년 3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때 “어디 내가 죽나”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 직무가 정지돼 청와대 집무실을 떠나 관저로 들어갈 때 노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밀가루를 뒤집어쓴 기분이로군”이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빙긋 웃었다고 한다.
이 책은 2004년 2월부터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다 올해 8월 그만둔 김우식(金雨植) 씨는 택시운전사들의 ‘쌍욕’까지 그대로 대통령에게 전했으며, 이에 노 대통령이 “실장님은 왜 그런 이야기를 제게 자꾸 하십니까”라고 역정을 낸 일도 있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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