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총리 1주일새 이념 바꿨나

  • 입력 2005년 11월 1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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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李海瓚·사진) 국무총리는 15일 “참여정부는 기본적으로 중도우파 정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나라당 최병국(崔炳國) 의원에게서 ‘레프트는 개혁이고 라이트는 지키는 것이라는 총리의 기준으로 보면 현 정부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 총리의 발언은 그가 일주일 전 자유주의·중도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가 사회 전반에 나서는 것을 ‘문화 지체(cultural lag)’ 현상으로 폄훼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들어 사실상 ‘레프트’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이 총리는 이날 최 의원의 질문에 처음엔 “우리 정부가 개혁하려는 분야도 있고 잘 지키려는 분야도 있다”, “레프트니 라이트니 하는 것은 옛날 프랑스 혁명에서 유래한 개념인데…”라며 확답을 피했다. 그러나 최 의원이 ‘명백하게 규정할 수 없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현 정부의 정체성을 ‘중도우파’로 정리했다.

이 총리는 최 의원이 계속해서 ‘중도우파라면 우리 정부가 라이트에 속하느냐’라고 묻자 “약간 라이트에 속한다. ‘지키자’는 요소가 더 많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8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특강에서 “사회가 급하게 발전하면 의식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 지체’ 현상이 나타나는데 한국 사회의 뉴라이트도 그중 하나”라고 뉴라이트를 비판했다.

그는 또 “라이트는 지키는 것, 레프트는 개혁하자는 것인데 한국 사회는 개혁의 시대가 10년밖에 안 돼 개혁할 일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뉴라이트로 가면 갈등이 더 심해지고 역사적으로 더 후퇴하게 된다”며 사실상 레프트를 옹호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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