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남북협력공사 설립 계획… 靑 “아직 이르다” 제동

입력 2005-11-07 03:06수정 2009-10-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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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이행 계획이 합의될 때까지 남북협력공사 설립 방안의 본격 추진을 보류키로 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 남북협력공사 설립 방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당장 남북협력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검토해 봐야 한다. 핵문제가 가시적으로 풀려 나가는 시점으로 미루는 게 적절하다”고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예산처가 남북협력공사 설립을 통해 대북 경제협력 자금을 조달한다는 통일부의 방안에 대해 반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는 남북협력공사 설립 방안과 관련해 예산처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변양균(卞良均) 예산처 장관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통일부가 대학교수 등의 의견을 들어 남북협력공사를 설립해 민간 및 외국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예산처에서 분석해 보니 문제가 많아 통일부에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변 장관은 이어 “독일은 통일 비용으로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5%를 쓴다”며 “한국이 이런 수준으로 통일 비용을 지출한다면 매년 40조 원이 들어 국가재정이 거덜 난다”고 말했다.

예산처는 대북 지원 비용이 독일처럼 많이 투입되면 국가 재정 건전성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남북협력공사는 국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대북 경협을 전담하게 될 정부투자기관으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노 대통령은 또 포괄적 대북 경협의 본격적인 추진도 핵문제 해결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노 대통령은 핵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포괄적 대북 경협을 위한 민간 및 외국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괄적 대북 경협 방안의 골자는 북한에 에너지 통신 물류운송 등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한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6자회담 대표단은 7일 회담 장소인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떠나 회담 개막일인 9일까지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대표들과 양자 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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