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미국은 공동성명에 경수로 제공에 관한 어떠한 언급도 포함되는 것을 반대했다. 그러나 중국이 문제의 표현을 포함시켰고, 한국과 러시아가 찬성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경수로 문제를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17일 오후, 라이스 장관은 당시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와 있던 한국의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에게 공동성명과 별도로 협상 결과에 대해 각국의 입장을 표명하는 부속 성명을 내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경수로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뒤’라는 시점을 못 박자는 것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라이스 장관의 중재안에 동의했다. 그러나 한국은 중재안에 동의하면서도 “그렇게 하면 분위기를 망친다”고 불평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일의 순서를 더 애매하게 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주말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중국은 자신들이 마련한 공동성명에 서명을 하든지 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기자들에게 미국이 합의를 좌절시켰다고 설명하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이 16일에 이어 일요일인 18일 밤 라이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미국은 19일 아침 애매한 표현이 포함된 공동성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일부 대표단은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대표단 관계자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미국 쪽에서 (별도 성명을 발표하는 데 대한 의견을) 물어 왔을 때 보도된 것처럼 대응한 기억이 없다”며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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