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공동성명 합의]국가신용-증시 好材작용할 듯

  • 입력 2005년 9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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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짓누르던 가장 큰 짐이 덜어졌다.”

6자회담 타결은 한국의 국가신용도를 높이고 외국인 투자를 늘리는 등 한국 경제에 큰 호재(好材)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핵 문제는 오랫동안 한국 경제의 도약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가장 큰 ‘대외적 악재’가 해소될 실마리를 찾은 만큼 정부도 경제에 더욱 신경 써 오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았다.

▽국가 신용등급 상승 기대=이번 합의로 당장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국가 신용등급.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무디스와 피치는 2002년 상반기에 각각 ‘A3’와 ‘A’로 등급을 상향 조정한 뒤 아직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올해 7월 말 ‘A―’에서 ‘A’로 올렸지만 외환위기 전에 비해 두 단계 정도 낮은 수준이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리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문제로 북핵 문제를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거론해 왔다.

재정경제부 권태균(權泰鈞) 국제금융국장은 “6자회담의 성과로 조만간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신용평가사들에 이번 회담 결과를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3대 신용평가회사와 한국 정부의 올해 연례 협의는 끝났지만 등급 상승은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의 신용등급이 당장 조정될지는 불투명하다. S&P는 7월 등급 조정을 하면서 “6자회담이 타결되더라도 북한의 이행 상황을 검증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시장 날개 달 수도=‘사상 최고점’을 돌파한 증시가 이번 합의로 새로운 추진력을 얻었다는 분석도 많다. 외국인투자가들의 심리를 안정시켜 투자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대우증권 전병서(全炳瑞)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합의로 한국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한국 기업의 채권발행 금리가 낮아지고 경제에도 직접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KTB자산운용 장인환(張寅煥) 사장은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보면서도 “하지만 비핵화 합의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여서 주가가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 경제협력 탄력 받을 듯=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중심으로 추진돼 온 남북 경제협력에 가속도가 붙고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확대에 걸림돌이었던 전략물자 반입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있으며 동해선, 경의선 등 철도연결 사업도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7월 제10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합의했던 소비재 산업과 자원개발 등 새로운 분야의 경협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하지만 북한에 200만 kW의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중대 제안’을 한국이 재확인했고, ‘적절한 시점’에 북한 경수로 사업도 다시 추진될 수 있어 한국의 ‘평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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