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씨 회고록 관련 당사자들 반응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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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 전 의원의 회고록이 정치권의 ‘내밀한’ 부분을 건드리자 관련 당사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측은 박 전 의원이 회고록에서 “1982년 (DJ의 미국 망명에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DJ에게 7만∼8만 달러를 환전해줬다”고 밝힌 내용에 대해 15일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데 편의를 제공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DJ 측 최경환(崔敬煥)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자금 수수설을 일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국내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데 제한이 심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 전 대통령의 돈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당시 환전 관련 서류를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은 박 전 의원이 1990년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과 만난 경위를 밝힌 대목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YS의 한 측근은 “당시 YS가 (여당 대표 자격으로) 고르바초프를 만날 때 박 전 의원은 옆에 없었다”며 “시간이 없어 YS가 고르바초프를 급하게 만나긴 했지만 정상회담도 아닌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측근은 이어 “당시 박 전 의원이 ‘YS와 동행했다’고 하는 등 YS에 계속 도전적 자세를 취했다”며 “그 이후로 박 전 의원은 입만 열면 YS를 음해해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YS의 소련 방문을 기획한 정재문(鄭在文) 전 의원은 저서 ‘소련은 그리 먼 곳이 아니었다-나의 모스크바 담판’에서 “소련 채널을 만드는 과정에서 은사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스칼라피노 교수가 큰 힘이 됐다”며 “그는 나에게 고르바초프의 핵심 외교참모인 프리마코프 세계경제 국제관계연구소(IMEMO) 소장을 연결시켜줬다”고 회고했다.

정 전 의원은 이어 “IMEMO 채널이 가동해 1989년에 야당 대표 자격으로 소련을 방문한 YS가 1990년엔 여당 대표 자격으로 고르바초프를 만난 뒤 양국 수교의 큰 줄기가 잡혔다”고 밝혔다.

한편 김종필 전 국무총리 측 유운영(柳云永) 전 자민련 대변인은 “JP와 박 전 의원은 인간관계가 별로 없다”며 “(회고록에 대해선) 별다른 얘기가 없더라”고 말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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