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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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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공개된 최전방 감시소초(GP) 총기난사 사건 현장에서 김동민 일병이 던진 수류탄이 박 상병의 배 위에서 폭발한 것으로 확인돼 당시 정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상병의 시신은 머리를 관물대함에 두고 엎드린 채로 발견됐으며 수류탄으로 인해 복부가 완전히 터져 시신을 수습하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수사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현장감식반은 수류탄이 박 상병의 복부에서 터지는 바람에 이로 인해 폭발 충격의 50∼60%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즉, 박 상병이 아니었다면 수류탄의 폭발 충격으로 비좁은 내무반에서 잠을 자던 26명의 부대원 중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와 함께 박 상병이 숨진 장소는 자신의 침상이 아닌 건너편 조정웅 상병의 침상이어서 의문을 더하고 있다. 취사병인 조 상병은 취사장에서 김 일병이 난사한 총탄에 맞아 숨졌다.
박 상병의 유족들은 박 상병이 엎드린 채로 숨져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 박 상병이 다른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져 수류탄 폭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군 수사관계자는 “왜 박 상병이 엎드린 채로 있었는지, 왜 조 상병의 자리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지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일병이 던진 수류탄은 1980년대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KG14 세열수류탄으로 보급 당시에 비해 무게를 줄여 ‘경량화 KG 수류탄’으로도 불린다. 무게는 260g가량. 수류탄 폭발로 박 상병과 이건욱 상병이 숨지고, 신태준 상병과 유민호 박준영 김유학 일병이 파편에 맞아 부상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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