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실험 강행 가능성 커”…한승주前외무 인터뷰

  • 입력 2005년 5월 8일 18시 57분


코멘트
한승주(韓昇洲·1993년 1차 북핵위기 당시 외무장관) 전 주미대사는 7일 동아일보와 특별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최근 행동을 보면 협상력을 제고하거나 미국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핵 보유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며 “그래서 핵실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 전 대사는 ‘북한 함북 길주에서 핵실험 준비 징후가 포착됐다’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6일자 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징후가 있다고 해서 북한이 곧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보도 내용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의 계속된 도발적 행동은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협상용’이라는 한국 정부의 그동안 공식 입장과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 전 대사가 2월 주미대사직 퇴임 후 언론에 북핵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6자회담의 유용성에 대해 “책임과 부담을 분산할 수 있고 대북 압력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막후교섭 같은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며 “6자회담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회담 복귀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한 것 같다”며 “미국이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넘기려 한다면 내년까지 미루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양국 정상의 신뢰를 받는 인물끼리 공동 전략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