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공무원은 자존심도 없나"

  • 입력 2005년 5월 3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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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은 자존심도 상하지 않느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혁신토론회에서 공무원들의 분발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이 공기업에 가면 낙하산이라고 하고, 민영기업은 가지 말라고 하고, 개방형 자리 몇 개 만들어놓고 외부 인사 채용하면 개혁을 잘 했다고 한다”며 “실제로 공무원이 그렇게 무능하냐. 그렇지 않다는 걸 공무원들이 증명하라”고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이 갈 데가 어디 있느냐”며 “사면초가(四面楚歌) 속에서 공직자들이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엘리트가 아니다”고 공무원들의 자존심을 한껏 자극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엘리트의 첫째 조건이 자기 일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는 것”이라며 “민영기업보다 더 효율적이고 신뢰받는 기관으로 만들지 못하면 여러분의 후배들이 설 땅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일부 공기업의 민영화 논란에 대해 “철도사업과 같은 네트워크 사업은 민영 독점의 폐해가 공영 독점의 폐해보다 작다고 말할 수 없어서 민영화할 수가 없다”며 “민영기업은 안 되면 궁극적으로 도산하는데, 필요한 서비스를 하는 공기업은 도산시킬 수도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공공재를 다루는 공익사업을 민간에 이양하라는 요구가 시민사회에서 끊임없이 나오는데 실제로 민영화했을 때에 공익이 희생될 수 있고, 공공서비스가 열악해질 수 있어 함부로 할 수 없다”며 “해결책은 공기업이 민영기업보다 효율적으로 경영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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