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재·보선 참패 후 지도부 갈등양상

  • 입력 2005년 5월 3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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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재·보선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 지도부 사이에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시민(柳時敏) 상임중앙위원은 3일 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민주당과의 합당론에 대해 "당 지도부에 속한 책임있는 분들이나 혹은 국회의원들이 함부로 그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실질적으로 거론할 시기가 됐다"고 민주당과의 합당론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유 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선시대에 여자를 보쌈하는 것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싫다고 하는 상대를 갖고 계속 결혼하자고 우기는 것은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통합할 방법도 없고 통합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매우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당은 기간당원제도를 채택하고 있고 당원이 주인 된 정당을 채택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그 당시로부터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면서 "지분을 양보하고 등등의 표현도 나오는데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정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체대 초청 강연에서 "지지계층 30%와 반대계층 30%, 어영부영 40%가 있는데 40%를 버리고 갈 때 자기들만의 외로운 개혁꾼이 된다"면서 "확실한 반대, 찬성도 아닌 어영부영 40%와 꼭 같이 가야 성공할 수 있고, 이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는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실용주의 노선 고수를 강조했다.

그는 또 "어떤 사람은 `개혁을 하지 않으려는 변명으로 민생을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개혁 탈레반"이라며 "운동권의 운동가, 시민운동가, 사상가로서는 맞지만 정치가는 이상만 가지고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론자들은 개혁했다고 민생이 망가지지 않는다고 반박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지수는 아직도 멀었다"며 "내가 본 현장 느낌은 더 어렵다고 국무총리에게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4·30'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 개혁파가 노선투쟁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자신의 실용주의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의장은 또 "개혁은 생존의 문제"라며 "껍질을 벗는 뱀은 1년 더 꽃뱀으로 살 수 있고, 매미는 1주일을 살기 위해 7년간 땅속에서 모진 세월 보낸다"고 개혁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개혁하는 사람이 자기 손이 더러워서는 안된다. 도덕적 힘이 생겨야 개혁이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 유시민 "민주당과 통합은 부끄러운 일"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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