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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4월 7일 0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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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반부터 2시간 15분 동안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문희상(文喜相) 당의장은 먼저 “산불 피해 주민에게 실질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건의했고, 노 대통령은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에게 “적극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피해 주민에게 위로금이 아닌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국무위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인사청문회 도입 방안에 대해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제약하는 게 아니며 인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것이다. 국회만큼 공식성과 절차의 엄격성을 충족시킬 곳은 없다”며 제도화해줄 것을 주문했다.
만찬에서는 2일의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화제였다. 노 대통령은 “이전의 경선에서는 너도 나도 대통령의 권력을 깎겠다고 해야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모습이 없었다”며 “당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을 다 놓아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무소유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또 “2003년에는 당이 도움이 안 되더라. 창당하면서 개헌선과 탄핵선을 (야당에) 넘겨주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탄핵이 나오기에 ‘아, 내가 상상력이 부족하구나’라는 것을 비로소 느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2월 초 눈꺼풀 수술을 한 뒤 노 대통령의 눈에 쌍꺼풀이 생긴 데 대해 정세균(丁世均) 원내대표가 농담조로 “미용으로 하신 것 아니냐”고 묻자 노 대통령은 “인상이 부드러워졌다고 하는데, 두 가지 다지요”라고 받아넘겼다. 이어 “2003년에 청와대에 들어올 때는 포위된 분위기로 들어왔는데 지금은 적어도 몰리지는 않으니까 부드러워져야죠”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문 의장이 당선돼서 보니, 인품이 출중하고 재주도 훌륭하다. 국민의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 정치’를 하신다고 했는데 듣기 좋았다”고 문 의장을 한껏 치켜세웠다.
이날 회동에는 이 총리와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 김병준(金秉準) 대통령정책실장 등 당-정-청의 고위인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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