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화가 그립엽서 14만장 자이툰부대에 보내

  • 입력 2005년 2월 17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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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8차례나 수상한 여류화가가 어린이들과 함께 그린 그림을 넣은 엽서 14만여 장을 자이툰부대에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작가의 집'을 운영하며 어린이 20여 명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는 여류화가 한경혜(韓鏡惠·31) 씨가 그 주인공.

한씨는 지난해 12월24일 '작가의 집'에서 자신의 지도로 어린이들과 함께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엽서 6000세트(14만4000장)를 자이툰 부대에 전달했다. 자이툰부대에 전달된 그림엽서들은 24종류로 '작가의 집' 어린이들이 자연을 벗삼아 그린 벼와 옥수수, 고추, 도자기 등의 그림이 실려있다.

한씨는 "지난해 12월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문으로 자이툰부대원들의 사기가 충천했다는 보도를 접한 뒤 장병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어린이들과 그린 그림엽서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장병들에 대한 격려와 함께 이라크 아이들에게 우리 아이들이 그린 그림엽서를 나눠주면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돌이 갓 지나 뇌성마비를 앓은 한씨는 자신의 뇌성마비 극복기를 담은 저서와 함께 "평화와 사랑이라는 이름의 작은 선물을 보냅니다. 온 국민이 당신들을 말없이 눈과 가슴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도 함께 보냈다. 또 490여만 원에 달하는 우편료도 자비로 부담했다.

자이툰부대는 한씨가 보낸 그립엽서를 장병들에게 나눠줘 '설 효도엽서 보내기'운동에 사용했으며 한씨가 장애를 극복한 사연을 홈페이지에 올려 향후 장병인성교육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은 이날 "장병들에게 그 어떤 선물보다 의미있고 값진 선물"이라며 한씨에게 감사서신을 보냈다. 황의돈(黃義敦·육군소장) 자이툰부대 사단장도 이날 국내에 휴가 중인 자이툰부대 인사참모를 한씨에게 직접 보내 "아르빌에서 평화재건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에게 큰 힘이 돼 감사하다"는 내용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씨는 2000년말 히말라야 5545m 봉우리를 등정해 화제가 됐으며 그동안 대한민국 미술대전 동양화 부문에서 8회(특선 2회, 입선 6회)에 걸쳐 입선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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