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은 새로운 주적개념”

  • 입력 2005년 1월 23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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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8일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s of tyranny)'로 지적한 데 대해 "새로운 주적(主敵) 개념"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비난은 북한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우회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때 조선신보를 활용해 온 점을 감안하면, 당국차원의 공식입장 표명을 피하는 대신 미국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쾌하다는 감정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신보는 "라이스는 '압제(폭정)의 전초기지'란 새로운 주적개념을 처음으로 피력하면서 쿠바 미얀마 조선 이란 벨로루시 짐바브웨의 6개국을 올렸다"며 "'테러와의 전쟁'과 '악의 축'만 갖고는 세계를 납득시킬 수 없어 꾸며낸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신보는 "'압제의 전초기지'에서는 큰 나라와는 충돌을 피하고, 일시적이라도 이해관계가 맞는 정권은 이용하고, 때리기 쉬운 '전제적인 정권'은 무너뜨린다는 미국의 전통적인 수법과 야심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신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연설에 대해서도 "성서의 모든 구절이 보편적인 진실이라고 믿는 기독교 원리주의 선교사의 설교 그대로 였다"며 "그의 존재는 로마제국을 훨씬 능가하는 세계제국의 황제인 듯 싶다"고 비꼬았다.

이밖에 조선신보는 "허황한 '자유의 확산'과 '압제의 종식'을 선포한 제2기 부시 행정부의 전도는 밝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입장으로는 어떤 형태로든 불쾌감을 표출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 형식으로 우회적인 방식을 택했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등 향후 북미관계와 연계 짓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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