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표 “政爭없는 한해 만들자”

  • 입력 2005년 1월 19일 18시 07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9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를 민생을 살리는 ‘정쟁 없는 한 해’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언제든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주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9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를 민생을 살리는 ‘정쟁 없는 한 해’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언제든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주기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9일 “지금 상황은 민생 파탄의 비상사태”라며 “올해를 민생을 살리는 ‘정쟁 없는 한 해’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중앙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정 방향의 일대 전환과 정쟁 없는 정치를 위해 언제든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열린우리당 임채정(林采正) 의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선진사회협약’ 체결을 “기꺼이 수락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 대통령의 국정방향 전환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주장해온 선진화를 수용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선진’ 개념을 먼저 제시했음을 상기시켰다.

이는 올해 정치권의 경쟁을 상생이나 선진과 같은 긍정적인 쪽으로 유도하되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당 노선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히 중도 보수 쪽으로 왔다. 우경화돼 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일문일답에서 한일협정 문서 공개와 관련해 “협정을 맺을 당시 우리나라는 너무나 가난하고 어려웠다. 그래서 그 돈을 나라 발전에 썼고 나라가 발전했다”며 “그들의 희생 위에 나라가 발전한 만큼 개인청구권을 빼앗긴 문제 등은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밝혀 정부 차원의 보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문서 공개가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딸인 자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역사에 관한 일은 역사학자가 판단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든 역사에 관한 것은 정권이 재단해선 안 된다”면서 “정부 여당에서 하는 일이 국민의 의혹을 산다면 정부로서는 손해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선 “지난해 말 우리는 국보법 7조(찬양·고무죄)까지도 양보했지만 여당이 폐지를 고집해서 (처리가) 안 됐다”며 “여당의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그는 말했다.

박 대표는 경제 복지 분야에서 당이 추진할 정책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민생경제 핵심과제’로 △출자총액제한을 비롯해 기업 투자를 막는 규제 폐지 △국회 내에 ‘한계가정 구호를 위한 특위’ 구성 △양도소득세와 등록세, 취득세 추가 인하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공제비율을 2%로 상향조정하는 것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를 위한 관련 법안을 제출하고 중소기업의 신용보증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한편 신행정도시 건설을 위해 충남 연기-공주지역에 다기능복합도시를 건설하고 호남고속철도를 조기에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표는 이번 회견문 작성팀에 △책임정당의 모습과 비전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정책 △경제정책 협조 의지를 담아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박세일(朴世逸) 정책위의장과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 심재철(沈在哲) 기획위원장, 전여옥(田麗玉) 대변인, 유승민(劉承旼) 대표비서실장, 윤건영(尹建永) 여의도연구소장 등 10여 명이 열흘 정도 회견문 준비에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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