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개성공단은 대단한 성과…부시에게 함께 가자 제의”

  • 입력 2005년 1월 4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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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가운데)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05년 신년인사회’에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입법 사법 행정부 및 헌법기관의 차관급 이상 주요 인사와 행정부 1급 이상 87명, 정당대표 20명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박경모 기자
노무현 대통령(가운데)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05년 신년인사회’에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입법 사법 행정부 및 헌법기관의 차관급 이상 주요 인사와 행정부 1급 이상 87명, 정당대표 20명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박경모 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1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올해 11월 북한 개성공단을 함께 방문할 것을 가볍게 제의했던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입법 사법 행정부 및 헌법기관의 차관급 이상 인사 등 250여 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가진 신년인사회에서 이 같은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당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 복도에서 조우한 부시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부시 대통령이)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 오기로 돼 있는데, 한국에 오시면 개성공단에 한번 가자”고 얘기를 건넸다는 것. 이에 부시 대통령이 “좋소, 갑시다. 당신이 가면 나도 갑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노 대통령은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또 “그때 만나는 사람마다 개성공단으로 모시겠다고 했다”며 “국내에서는 개성공단의 성과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지만, 유럽의 정상들은 개성공단에 대해 얘기하면 깜짝 놀란다. 지금 우리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김종민(金鍾民) 대변인은 “당시에 양국 정상이 서로 인사 차원에서 가볍게 사담을 나눈 것일 뿐 합의의 성격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해를 회고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풍파를 겪었지만, 나도 풍파를 좀 겪었는데 힘들었다”며 “그러나 내용이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서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판단 같은 법의 지배라는 형식이 큰 혼란 없이 수용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의 민주주의가 꽤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에 내가 수사를 받고 탄핵을 겨우 넘긴 입장인데도, 해외에 나가 여러 나라 국가원수들을 만나면서 나는 무척 행복한 국가원수 축에 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대에 2만 달러를 달성하든지, 다음 정부 초년도에는 2만 달러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며 “올해를 선진한국이라는 새로운 꿈을 만드는 해로 정하고, 남은 임기 동안 죽어라고 뛰겠다”고 ‘선진한국’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올해가 우리 사회에서 좀 더 상대를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관용의 문화가 발전하는 새로운 출발의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전 국민의 화해와 통합을 역설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여야 정당 지도부와 국회 상임위원장들도 초청을 받았으나, 한나라당 소속 인사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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