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失政 반사이익만으론 수권세력 못돼”

  • 입력 2004년 12월 12일 18시 01분


코멘트
한나라당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소속 의원들은 11일 경북 경주시 교육문화회관에서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 ‘기독교사회책임’ 서경석 목사와 뉴 라이트 운동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신 대표와 서 목사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경주=연합
한나라당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소속 의원들은 11일 경북 경주시 교육문화회관에서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 ‘기독교사회책임’ 서경석 목사와 뉴 라이트 운동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신 대표와 서 목사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경주=연합
본보가 11월 초, 12월 초 두 차례에 걸쳐 기획 연재 보도함으로써 점화된 ‘뉴 라이트(New Right) 운동’을 둘러싼 논의가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재오(李在五) 홍준표 김문수(金文洙) 공성진(孔星鎭) 의원 등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소속 의원 10여 명은 11일 경북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자유주의연대’ 신지호(申志鎬) 대표, ‘기독교사회책임’ 대표 서경석(徐京錫) 목사 등과 ‘뉴 라이트 운동과 한국 정치의 진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특정 정당이 뉴 라이트 운동 그룹과 공개 토론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 뉴 라이트 측은 여권을 ‘자유주의가 결핍된 민중민주주의 세력’ 등으로 규정하면서도 한나라당의 맹성을 함께 촉구했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의 좌우 날개는 모두 낡았으며, 보수 진영 일각에서 두 차례 대선 패배 후 절치부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게 뉴 라이트”라고 규정하고 “다음 대선은 ‘뉴 라이트’와 ‘올드 레프트’ 간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목사는 “‘이러다 나라 망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많아 ‘기독교사회책임’을 만들었다”면서도 “한나라당이 최근 지나치게 여당 발목을 잡는데, 정권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만으로는 결코 수권 세력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 내 일부 중진 그룹은 (지나친 진보 성향의) 당 내 386의원들을 걱정하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에는 (뉴 라이트 발족 이후에도) 별 위기의식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측 참석자들은 이에 공감을 표명했으나 뉴 라이트와의 제휴 방법에 대해선 ‘정치 세력화론’과 ‘정치권 견인론’으로 의견이 갈렸다.

김 의원은 “현 정권 들어 북한을 비판하거나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을 논하면 ‘수구 꼴통’으로 몰리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세력을 모으는 게 부족했다”며 “한나라당이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뉴 라이트 등의 연대 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계동(朴啓東) 의원도 “한나라당은 이제 정풍(整風)과 같은 자기 혁신이 있어야 하며 새로운 사람을 들여야 한다”면서 “(뉴 라이트와의) 공동 전선 구축을 통해 새로운 우파 정권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 의원은 “뉴 라이트 운동은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반민주 대 민주’식의 이분법적 논리를 극복하는 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게 옳다”며 “한나라당은 뉴 라이트 운동을 이념적 근간으로 삼아 당 내에서 파괴와 해체를 통해 혁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도 “한나라당은 인적 쇄신 등 혁명을 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이와 관련해 신 대표는 “당분간 국민운동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세미나 말미에 신 대표와 서 목사는 뉴 라이트 운동과 정치 세력간의 관계 설정을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서 목사가 “뉴 라이트가 정부 여당을 ‘작살’내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면 결국 한나라당과 함께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하자, 신 대표는 “건전한 합리적 보수의 출현을 고대하는 국민들의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맞서 시각차를 드러냈다.경주=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